채소를 많이 먹으면 포만감이 높아져서 음식을 적게 먹는 거면, 결국은 음식을 채소로 대체해서 적게 저칼로리로 먹으란 이야기인가요?
많은 사람들이 채소를 단지 음식을 적게 먹는 걸 채워줘서 '포만감'을 늘리는 방식으로만 생각하시더군요. 그런데 채소로 '포만감'을 높이는 저칼로리 전략은 반드시 식욕 증가라는 부작용을 초래합니다.
그만큼 하루 필요 칼로리만큼 섭취하려 하는 본능의 세트포인트는 무섭습니다. 채소를 권하는 것은 결코 그로 인해 저칼로리 다이어트를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채소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채소와 평소 음식을 같이 섭취하게 되었을 때 혈당이 거의 쌀밥의 절반 정도로 올라간단 정보를 이전 글에서 말씀드렸었죠? 이런 방식으로 섭취하는 채소는 우리 몸의 세트포인트를 정상으로 만들어줍니다.
그리면 굳이 노력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평소보다 더 적은 칼로리의 식사를 하게 됩니다. 반대로 정제 음식은 높은 혈당을 유발해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면서, 일시적 저혈당을 유발해서, 가짜 식욕을 자극하죠. (자세한 설명은 이전 글 참조)
채소를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섭취가 어려우시다면, 달달한 소스를 이용하셔도 크게 지장 없습니다. 혹은 과일과 갈아서 과채스무디로 공복에 드시는 것도 아주 좋습니다. 원래 채소는 자체만으로는 유쾌한 맛이 아닙니다.
소스나 과일의 칼로리를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아요. 식초 소스를 제외하고 칼로리가 꽤 높다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중요한 관점은 '혈당'의 흡수 속도입니다. 오히려 맛이 없는 방식으로 우걱우걱 채소를 씹다가 질려서 오래 지속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미량영양소는 우리 몸의 대사를 돕는 비타민과 무기질 식이섬유를 칭하는데요. 우리는 보통 다이어트를 단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관점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탄단지는 일종의 장작입니다.
장작은 생각보다 불을 내는 게 오래 걸립니다. 그런데 이 미량영양소가 일종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거죠. 그래서 장작이 훨씬 더 쉽게 잘 타오를 수 있습니다. 즉 몸속에서 이 큰 영양소들의 대사를 돕는단 이야기죠.
이게 왜 그럼 다이어트 도움이 되느냐. 실제 난치성 질환이나 암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본에서 '채소수프'를 하루 한 그릇씩 음용한 예시가 있었는데 결과가 흥미로웠습니다.
많은 환자들의 질환이 개선된 것뿐만 아니라, 체중감량 효과까지 생겼던 거죠. 심지어 수프는 채소수에 가까운, 건더기가 없는 맑은 탕이었습니다. 그만큼 미량영양이 몸의 대사를 올리는데 뛰어난 역할을 하는 겁니다. (레시피가 궁금하신 분들은 '일본 채소수프 다큐' 검색해보세요.)
우리 장은 거의 30~100조 개의 세균을 머금고 있습니다. 대장 속 균 무게만 하더라도 약 400g 정도 된다고 하죠. 이 균들은 유익균과 유해균과 중간균이 서로 세력싸움을 하면서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뇌장축이론이라고 하는데, 장이 실제로 우리의 뇌에 피드백을 하여 먹는 음식의 종류를 결정하게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내가 오늘 달다구리가 엄청 당기는 이유가 이성이 아니라 장내 세균이 지시한 것이란 말이죠.
너무 허무맹랑하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평소 안 먹던 음식을 먹었을 때 설사를 하거나 복부 팽만감이 생기는 이유가 세균이 평소 음식 종류와 달라 이를 거부하는 겁니다. 원래 먹던 거 넣어달라는 것이죠.
채소의 불용성 식이섬유는 대장의 이물질과 흡착하여 배변을 돕고, 수용성 식이섬유는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장벽 사이사이를 튼튼하게 하여, 몸속 세균 및 이물질 유입을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꽤 오랜 시간 먹어야 균형이 바뀝니다. 식습관 유지를 안 하면 2주 만에 다시 돌아간다고 하죠.
다이어트 코칭을 할 때 가장 강조하는 게 바로 채소 섭취량의 증가입니다. 오히려 식사의 칼로리 양보다 더 먼저 코칭을 하는 편입니다. 이걸 잘하시는 분들은 살이 빠지면서도 식욕 폭발 등의 문제가 크게 없는 것에 코칭하면서도 많이 신기해했던 경험이 많습니다.
원래 옛날이라면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텐데 말이죠. 채소가 비싸고 생활에서 멀어진 환경에서 살면서 채소를 먹으려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 아이러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