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식단 관리도 노력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 편인데, 잠을 잘 자지 못해요. 자더라도 3~4시간 자고 깨고 잠에 못 들고 잠도 쉽사리 못 드는 편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살이 잘 안 빠지네요.
운동광으로 알려진 김종국 님이 운동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심지어 스케줄 때문에 수면이 부족하더라도 스케줄 끝난 새벽에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집에 간단 이야기를 듣고 경악을 한 적이 있습니다. 평범한 일반인들이 이를 그냥 받아들일까 봐요.
많은 분들이 식단과 운동은 열심히 하면서도 정작 '수면'은 잘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된 수면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다이어트 실패율은 엄청나게 높아집니다. 운동이 분명 도움이 되지만 다이어트엔 수면이 더 중요합니다.
좋은 수면은, 집중력을 높이고, 하루를 조금 더 활력 있게 보낼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식욕을 쉽게 조절할 수 있고 뇌와 몸의 회복을 돕습니다. 성장기의 어린이라면 성장의 폭이 커지고요.
수면의 장점은, 부족했을 때 그대로 단점으로 변합니다. 부족한 수면은 의지력을 약화하고 활동량을 줄입니다. 또한 식욕을 높이고 뇌와 몸에 염증을 남겨둡니다. 특히나 '다이어트에는 최악의 환경을 조성합니다.
인간의 전두엽은 인간의 의사결정에 강하게 역할을 합니다. 소위 '이성'이라고 칭하는 이 부위는 '본능'을 통제하고 의사 결정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이 에너지는 수면 시 채워지는데, 잠이 부족하면 본능에 대한 통제력이 약해집니다. 그런 상황에서, 다른 스트레스 받는 일이라도 생긴다면, 먹는 것을 조절하겠다는 이성의 다짐은 쉽게 물거품이 됩니다.
식욕을 올리는 호르몬으로 알려진 그렐린 호르몬은 오전 8시 12시 18시 즈음에 높게 치솟아 우리의 입맛을 돋우게 됩니다. 그러니 우리가 식사를 맛있게 할 수 있겠죠.
그런데 한 차례 치솟게 되는 시점이 바로 23시쯤입니다. 하지만 이때 포만감을 느끼게 해준다고 알려진 렙틴 호르몬이 그렐린 호르몬과 동시에 치솟으면서 그렐린 호르몬의 양을 앞지르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식욕은 안정됩니다.
그런데 이때 말똥말똥한 분들은, 그렐린 호르몬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그렐린 호르몬에 오롯이 노출된 거죠. 추가로 1끼를 더하고 싶은 욕구가 강해집니다. 23시쯤에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뭐겠습니까. 치킨이죠.
물론 수면이 아니라 깨어 있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가 자는 사람보단 있겠지만 미약하고, 남들보다 한 차례 더 큰 식욕의 파도를 거치게 됩니다. 이걸 의지력으로 참는다? 수면 부족한 사람은 의지력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고 앞에서 말씀드렸죠.
사람들마다 각자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이 다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길게 오래 자는 사람이 주변에 있죠? 혹은 우울함이 강한 사람이 오래 잠을 자는 것도 이러한 맥락입니다. 그러면 숙면을 하는 동안 스트레스가 상당히 풀리게 됩니다.
스트레스를 수면으로 풀지 못 한 사람들은 상시 스트레스 호르몬에 노출된 만성 스트레스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그러면 보상작용으로 식욕이 올라가게 됩니다. 먹는 것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하고 생존 욕구 중 에너지 저장을 충족시켜 스트레스를 해소합니다. 살이 찐단 이야기죠.
그래서 모든 초고도비만인이 다 잠을 못 자는 건 아닐 테지만, 잠을 못 자는 사람 중 많은 사람이 비만일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 호르몬의 힘을 의지력으로 이겨내고 다이어트에 성공하려 하지만, 90%가 넘는 실패율은 우리가 본능을 이기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잠을 잘 자고 싶은데도 잠이 안 오거나 못 주무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런 분들이 잠을 깊이 자는 방법을 다음 칼럼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