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인류학자인, 허드 폰저 교수는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수렵 부족 하자베 족을 대상으로 재미있는 실험을 했습니다. 약 250명의 사람들이 하루 소모하는 총대사량을 조사할 것이죠. 이 사람들은 하루에 평균 6~11km를 걷는 수렵인들입니다. 그래서 하루의 활동반경과 양이 엄청났죠.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남성은 평균 2500kcal, 여성은 1900kcal가 나온 것입니다. 이는 도시에 사는 성인들의 평균 대사량과 거의 일치했습니다. 즉 하루 종일 몸을 사용하는 사람들과 하루 종일 앉아서 사는 사람이 소비하는 에너지가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이는 우리가 살을 빼기 위해서 열심히 운동하는 것이 결론적으로 살을 빼주지 않는지를 보여주는 결과였죠. 즉 하자베 족의 하루 활동은 점점 에너지 효율이 최적화되면서 최소한의 적은 에너지로 최대한의 활동을 하는 방식으로 변해 왔습니다.
반대로 우리의 도시 생활은 활동이 적은 만큼 더 헤프게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고 그런 결과 최대한의 에너지로 최소한의 활동을 하는 방식으로 하자베 족과 비슷한 대사량을 하루에 소비하고 있었던 겁니다. 마치 돈이 많을 때는 헤프게 소비를 하게 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마찬가지로 몸이 운동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아,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가 발생합니다. 갑자기 양까지 많아지면 그래서 단기간에 몸은 적응하지 못하고 빠르게 체중을 내려놓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마다 운동을 하고 또한 그 운동이 점점 몸에 익숙해지면, 심지어 하루에 1~2시간의 운동을 매일 꾸준하게 해 주고 그 질과 양이 높아진다고 해도 더 이상 칼로리 소모가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이죠. 더 시간을 길게 가지고 더 강하게 운동하면 어떻게 되냐고요?
등산을 다녀오고 난 뒤에 혹은 pt를 받고 온 후 집에서 지쳐서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고 기절한 경험 있으실 겁니다. 즉 운동량이 많아지면 몸은 무의식적으로 활동량을 확 줄여 활동 에너지 총량을 크게 넘지 않게끔 조절합니다.
그래서 보통 운동과 활동을 통합한 대사량이 하루 총대사량의 25%를 넘지 못합니다. 물론 장기적인 통계이고 단기적으로는 얼마든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운동으론 더 이상 살을 빼지 못하고 운동을 멈추게 되면 살이 쩌버리는 불상사가 일어납니다.
이런 연구는 결과적으로 우리의 다이어트가 '식이'에 맞춰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먹는 것을 조절하지 않으면 다이어트는 아무리 운동에 기대더라도 장기적인 실패를 가지고 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한 가지 반전은, 하자베 족의 몸매입니다. 내장지방이나 피하지방이 낮았고 탄탄한 잔근육질이었습니다. 평균 수명도 상당히 높은 편이고요. 그러니까 운동은 나를 조금 더 '건강'하게 해주는 데에는 부족함 없는 기능을 발휘합니다.
운동은 그래서 몸매 '유지'와 그리고 건강의 도구로서 훌륭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물론 코로나처럼 활동량이 25%가 아니라 5%로 줄어버린 상황이라면 여전히 운동은 훌륭한 다이어트 도구입니다. 그리 아니면 먹는 양을 줄이는 것밖에 답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