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자기 계발 코너
많은 사람들이 독서습관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으면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이 바로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로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에게 동기부여를 주는 책, 혹은 뭔가 도움이 될 법한 인문학 책등을 고른다.
그렇게 책을 사 와서 보통 집에 (기존에 비슷한 방식으로 사둔 책들 위에) 두고 보면서 생각한다. "아 읽어야 하는데 안 읽힌다." 그리고 계속 같은 행위를 반복한다. 왜 마음먹고산 책들로 습관을 만드는 게 실패할까?
독서가 습관이 되려면 처음에 반드시 지켜야 할 철칙이 있다. 바로 책이 나에게 과한 요구나 강도로 느껴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평소에 읽던 책의 종류가 웹 소설이나, 만화라면, 더더욱 그렇다.
자기 계발서가 대표적으로 부담을 준다. 이런 부류의 책은 처음 접할 때는 동기부여를 주는데, 읽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된다. 특정한 행동을 실천하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책을 처음 접했을 때의 즐거움이 꾸준하게 있다면 모르겠지만, 하루 이틀 가지 않는다. 나머지는 노력해서 읽어야 하는데 부담이 되면 하고 싶지조차 않다.
고전이나 인문학 책도 마찬가지다. 책이 쉬워지기 시작하는 시기는 나만의 독서 분야가 생기고 그 분야에 조예가 깊어지면서부터다. 비슷한 내용의 책을 보면서 이미 알고 있는 내용에 약간의 새로운 내용을 덧붙여가게 되면 책 한 권을 보는 게 어렵지 않다.
박경리의 토지라는 책을 한 번 도전해본 적이 있다. 그런데 읽기 이전에 이게 한국말인지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많은 당시의 사투리가 섞여 나온다. 책이 어려웠던 이유고 중간에 멈추게 되었던 이유다.
책 읽는 것 자체가 낯선 사람은 일단 난이도가 엄청 낮은 책부터 시작해야 한다. 장난하는 게 아니라 동화책에 가까운 단편 수필이나 소설이 어울릴 수도 있다.
또한 하루에 읽는 분량도 50~100 페이지가 아니라 1~2페이지에서 시작하면 좋다. 책의 컨텐츠를 습득하는 데 목표를 두는 게 아니라 책을 읽는 행위 자체를 매일 일어나게끔 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과도한 PT를 받는 것보다 생활 속에서 걷기 운동과 달리기 등으로 체력을 먼저 길러야 함과 같다. 독서 체력을 키운다는 관점이다.
그래서 추천하는 방법은 '책을 고를 때 '난이도'와 '즐거움'으로 고르라는 것이다. 나에게 과한 부담을 주지 않는 책, 마치 쌀밥처럼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고 금방 다 먹을 수 있는 책. 이란 느낌으로.
그러면 '책'이 부담이 아니라 즐거움이란 감정과 결합되게 된다. 그러면 그때부터 난이도를 올리는 것은 쉬워진다. 하지만 순서를 바꿔 필요하고 읽어야만 할 것 같은 책으로 독서 습관을 만든다면, 책은 다 읽을 수 있으나 독서 습관은 만들기 어려울 수도 있다.
느껴보자, 정말 나와 가장 최고로 어울리는(BEST) 책은 어디에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