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습관이 정말 나쁜 습관일까?
세상에 나쁜 습관은 없다...라고 하면 반박할 사람이 많을지도 모르겠지만, 사실이다. 나쁜 습관이라기보단 내가 '나쁘다고 판단한 습관'이 맞다. 습관은 보통 자동으로 만들어지고 만들어지는 주체는 나의 본능이다. 다 이유가 있어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보통 우리가 나쁘다고 하는 습관들을 살펴보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습관인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손톱을 물어뜯는다거나 과격하게 무언가를 부순다거나, 혹은 야식을 먹는다거나 다리를 떤다거나, 등등...
이런 행동들의 특징은 그 행동을 했을 때 순간적으로 스트레스가 낮아지거나, 쾌감이나 쾌락이 바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양이 많을 필요도 없다. 스트레스를 잠깐이나마 피할 수 있으면 된다. 웹툰이나 유튜브를 보는 것도 이에 속한다.
문제는 이런 습관을 없애려고 할 때다. 쉽게 안 없어진다. 게다가 몇 년 동안 수없이 반복한 습관들은 신경통로가 뇌 속에 단단하게 강화된 상태다. 기존의 습관을 없애려는 시도는 참으로 무의미하다. 운전할 줄 아는 사람이 운전하는 법을 하루 만에 순간적으로 까먹을 수 있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없애야 할까?
없앨 수 없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그 행동을 할 시간에 다른 행동을 키우면 된다. 즉 운전 대신에 걸어 다니는 습관을 만들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운전하는 방법은 잊히는 것이 아니지만 걷느라 운전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이게 습관이 없어지는 기본 방식이다. 없어지는 게 아니라 덜 드러나고 약화되는 것이다.
즉 대체된 행동을 하느라고 기존의 행동을 할 수가 없어지는 것이다. 양손이 가득 찬 상태에서 새로운 행동을 집어야 한다면 기존의 손에 있는 것을 내려놓아야 수월한 경우를 만드는 것이다.
기존의 나쁜 습관은 순간적으로 해소되는 것이 분명 존재한다. 이를 만족도로 표현하여 100%라고 생각한다면 새로운 습관은 이의 80%는 되어야 효과적이다. 행동이 너무 힘들다거나 만족도가 너무 떨어진다면 습관은 대체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면 류를 너무 많이 먹는 게 고민이라면, 면대신 적어도 백미를 먹어주는 것이다. 밀국수라면 쌀 국수 정도로 바꿔주는 것이다. 아예 탄수화물을 끊겠다면 몸의 욕구가 충족이 되지 않아 100%의 욕구 불만족이 생기지만, 국수 대신 백미로 바꿔주면 80%의 만족도는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떨어지는 만족도는 어떻게 채우는가. 이를 '참는 것이다. 즉 100%를 참는 게 아니라 20% 정도를 의지로 참는 것이다. 이 참는 양이 적으면 적을수록 유지하기가 쉬워진다.
스트레스가 많은 상태에서는 생각보다 작은 의지력이라도 사용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결국 나쁜 습관을 덜 하는 것은 작게나마 의지가 들어가기 때문에 노력하기 위한 에너지는 어느 정도 남아있어야 진행하는 게 가능하다.
의지력을 키우는 방법은 쉽게 말하면 에너지의 총량을 키워주는 것이다. 이에 많이 연관되어 있는 게 규칙적인 깊은 수면이다. 잠을 잘 자게 되면 자는 동안 '세로토닌계'가 많이 활성화된다. 세로토닌은 의지 통제에 사용되는 호르몬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의지력을 키워주는 방법은 다른 글에서 좀 더 자세하게 다루겠다.)
애초에 습관이 만들어지는 것은 적어도 3개월이 넘게 걸린다. 하물며 기존의 습관이 만들어져서 유지된 시기가 십 년이 넘는다면 그 행동이 바뀌는 기간은 일주일 한 달을 넘어가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이를 인정하지 못하는데서 문제가 생기는데 한두 번 행동을 대체해보고 안 된다 생각하면 그냥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헬스장 트레이너의 적절한 조언이 있다. "회원님 왜 살아온 날 동안 찐 살을 1개월 만에 빼려고 하세요."
나쁜 습관은 다 만들어지는 이유가 있는 본능의 행동이라 이야기했다. 그 말은 그 나쁜 행동으로 내가 평소에 해소하려고 하는 욕구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면 이해할수록 대체하기가 쉬워진다.
선무당이 사람 잡듯 이거면 욕구가 대체될 거야라고 예상하고 실행하더라도 진정한 내 마음의 욕구를 잘 모른다면 안 바뀐다. 본능은 필연적으로 거부하게 된다.
그래서 본능과 이성의 대화가 상당히 중요하다. 나의 본능이 평소에 분출하려는 욕구가 어떤 방식으로 행동으로 변화했는지 관찰하는 게 필요하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바뀐다. 바뀌는 것을 아이러니하게도 내 이성이 막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