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강요당해왔다면...
통제하기 어려운 일들을 만나게 된다. 갑자기 내 의도와 다르게 직업에 문제가 생긴다거나, 나의 건강 주변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기대하는 것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도, 현재 내 상황은 너무 어두운데 여기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데 정작 변화가 어려울 때도 마찬가지다.
보통 이때 많은 조언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요소는 무엇인지 생각하라는 것. 맞다 맞는 조언이다. 그런데 도저히 현실이 절망스러워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어렵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사실 상당히 강력한 방법이 바로 포기하는 것이다. 많은 불행이, 내가 변화시킬 수 없는 일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착각하는 데에서 온다. 이는 풀리지 않게 녹아 있는 끈을 열심히 가닥가닥 풀려고 하는 노력과 같다.
특히나 '결과'들이 그렇다. 과정이 이미 지나가버린 결과들은 내가 통제가 가능한 영역이 아니다. 현실에서 단기간에 바꿀 수 없는 일도, 장기간에도 바꾸기 불가능한 일들이 여기에 속한다.
단순히 체념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내가 변화시킬 수 없는 요소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내가 바꿔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면, 그 영역은 더 이상 고민의 대상이 아니다. 큰 문제가 사라진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해야 할 일에 집중하기가 편해진다.
우리 뇌에선 문제 해결을 위해서 고민할 영역이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마비가 되면서 충동적이거나 쾌락적인 단기 즐거움(폭식, 수면, 게임, 유튜브 등등)에 빠져들게끔 만든다. 그런데 못한다고 선언하게 되면 문제 해결 영역의 부담이 확 줄게 된다. 진짜 할 일을 볼 여유가 생긴다.
그리고 부담이 줄어든 상황에서야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것도 불가능하고 저것도 불가능한데, 이제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은 무엇인가. 줄 수 있는 작은 변화는 무엇인가?
예를 들어내가 죽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영역이라면, 죽을 때까지 건강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몸 관리를 잘 못해서 영구적인 손상(치아, 관절, 피부)을 입었는데 그럼에도 이후에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노력은 무엇인가?
노력한 이후의 결과에 대해서 인정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도 포함된다. 내가 할 수 있는 바를 다 하고 나서 결과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면,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그 이상의 변화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잘만 사용한다면 "포기하면 편해."가 단지 소극적인 자세가 아니라 나를 위한 적극적인 태도다. 그러니 잘 포기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