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제할 필요를 없애는 것이 핵심이다.
4살 아이를 대상으로 한 마시멜로 실험이 한동안 유명했던 적이 있었다. 아이들에게 마시멜로 한 개를 둔 뒤, 이를 먹지 않고 15분 동안 기다리면 추후에 마시멜로를 하나 더 주는 실험이었다. 그리고 이때 다른 아이들보다 뛰어난 자제력을 가진 아이들이 실제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 좀 더 건강하고, 진취적으로 목표를 성취하고 사는지에 대한 것을 추적하였다.
다른 아이들보다 마시멜로의 유혹에서 견디고 1개 더 얻은 아이들은 전체 아이들의 25% 정도였다. 그리고 예상한 바대로 이들은 결론적으로 좀 더 나은 학업 성적과 좀 더 건강한 몸매 등을 기록했다. 이 '참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으로 실험을 받아들인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 실험에서 우리가 얻어야 할 키포인트는 자제력이 아니었다. 동시에 진행된 실험에서 마시멜로를 실제로 눈앞에 보여준 경우와 눈에 보이지 않게 하는 경우는 평균적으로 4분의 차이점이 있었다. 안 보이는 경우 더 오래 참을 수 있었던 것이다. (성인이 되어서 좀 더 높은 성취를 냈던 사람들은 눈앞에 마시멜로가 있음에도 참았던 아이들에게만 적용되었다.)
이 말은 내가 바라지 않는 행동을 멈추는 전략으로 효과적인 것이 '자제력'이라기보단, 자제력을 발휘할 필요성을 덜 느끼게 하는 것이라는 데 있다. 즉 습관의 환경을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디자인해놓는 것이 그 유혹의 환경에서 절제하는 것보다 더 쉽게 먹히는 전략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자제력이 높은 사람들에 대한 많은 연구 결과가 이를 확증한다. 자제력이 높다고 스스로 평가한 사람들은, 유혹의 상황에서 의지력을 다해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힘이 강했던 사람들이 아니었다. 애초에 유혹의 환경을 제거하여 유혹당할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
회사에서 집까지 가는 길에는 편의점이 총 6개가 있다. 들리게 될 때마다 간식거리를 사가지고 집에 가게 된다. 전체 길 중에 한 100미터 정도 돌아가는 길이긴 하지만, 편의점이 없는 길 하나가 있다. 그렇다면 평소에 편의점이 있는 길을 가는 것 대신에 편의점 없는 길로 운전하는 습관을 만들게 되면, 간식을 늦게 먹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매일 좋은 식단을 먹는 습관을 만드는 것보다 매일 좋은 식단을 더 쉽게 준비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10km 넘는 곳에 시설 좋은 헬스장보단 집 앞의 헬스장에서 등록하는 것이 내가 원하는 행동을 더 쉽게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의지력이 높다고 알려진 사람들은 실제 의지력이 높다기보단 의지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쉽고 빠르게 잘 만드는 사람들이다.
문제는 보통은 사람들이 이러한 환경디자인의 힘보단 자신의 의지력을 사용하는 전략을 좀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는 반대로 목표 달성과 실패에. 현재의 상황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환경의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자신의 노력이나 의지력을 더 과신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주관적인 판단은 실제, 노력해야 할 행동에 집중하는 것보단, 유혹을 견디는 것에 좀 더 많은 심력을 소모하게 된다. 정작 그래서 행동이 생산적이 되지 못하고 멈추게 된다.
원하고 바라는 행동이 있는가, 그렇다면 먼저, 습관을 감싸고 있는 환경을 살펴볼 일이다. 그 환경들은 습관 외에 행동을 하기 어려운 환경인가? 아니면 다른 유혹적인 행동이 즐비한가? 먼저 이 환경을 디자인해보자. 그러면 습관을 만드는 아주 좋은 첫걸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