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이 불규칙한 사람들이 있다. 먹는 시간대, 자는 시간대, 등등이 다른 사람들. 미안하지만 이런 분들은 습관을 잘 못 만들 가능성이 높다. 우리 몸이 습관을 만드는 주체는 '본능'이고 본능의 입장에서 습관을 만드는 단 한 가지 이유는 내 몸의 생존이다. 이 원칙이 위배되면 습관을 잘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만약 매일 2~3시에 자는 사람이 아침 6시에 일어나는 습관을 만들려고 한다면? 이런 습관이 될 리가 없다. 당장 잠이 부족한 내 본능은 습관을 만들려고 하는 의지력을 부리는 이성과 매번 아침마다 전쟁을 할 수밖에 없다.
자주 야근을 한다거나 회식이 잦은 사람이 저녁 시간을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으로 보내기는 어렵다. 이 또한 본능이 습관 형성을 거부한다.
습관을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습관이 정착할 만한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이 상태는 매일의 생체 리듬이 비슷한 상태이다. 비슷한 시간에 잠들어서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는 게 큰 무리가 없이 진행된다던가, 비슷한 시간에 밥을 먹고 비슷한 시간에 쉬는 등 말이다.
이런 상태가 꾸준히가 진행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나쁜 습관을 없애는 것도 훨씬 쉽다. 보통의 나쁜 습관은 본능의 욕구 중 무언가를 해결하기 위해서 내 본능이 만든 습관이기 때문에, 이를 없애기 위해서는 기존의 나쁜 습관이 규칙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만약 어쩔 수 없이 불규칙한 삶을 사는 사람이라면 확인해야 할 것은 매일 반복되고 있는 동일한 행동이나 상황이다. 결국 새로운 습관은 기존의 행동을 신호 삼아 붙여야 한다.
우리의 하루는 정말 빼곡 빼곡하게 행동들로 가득 차 있고 그 행동들은 어제도 하고 있었던 습관들이다. 그 습관들 사이 혹은 그 습관들을 덮는 새로운 행동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행동에 대한 파악을 제대로 하게 되면 습관 만들기가 쉬워진다.
이를 습관디자인 중 '환경디자인'의 차원에서 습관 만들기 초반에 집중적으로 확인한다. 혹은 분명 여유 있는 상황에서도 잠을 늦게 자 하루의 컨디션을 안 좋게 만드는 분들이라면 본인의 원하는 습관을 만들기 전 먼저 수면습관부터 잡고 가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놀랍게도 규칙적인 패턴을 만들다 보면 기존의 안 좋은 습관이 갑자기 사라져버리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안 좋은 생활패턴이 자연스럽게 안 좋은 습관을 만들기도 했던 것.
그래서 초반에 습관을 만들 때는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한다. 본인이 원하는 습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 + 습관이 만들어질 만한 하루의 패턴 만들기. 이를 잘 모르면 남들보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습관은 습관대로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