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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라엘라 Jan 11. 2020

ep7. 원푸드 다이어트

파프리카 칼로리는?

기숙사에서 한 학기를 보내고 온 나는,

 성적 추락과 59kg과 60kg을 오가는 체중 증가로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두 결과의 원인은 단 하나.

공부 안 하고 방에서  먹기만 한 것이다.


수능 끝나고 나서 초등학교 이후 처음 보는 몸무게 49kg까지 감량에 성공했는데.. 겨우 일 년 반 만에 다시 고3  수험생의 몸무게로 돌아간 것이다.


대학생이 되면 예뻐진다던데, 난 대학교 2학년이 되도록 예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이유는 50kg 초반 대의 몸이 아니라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여름방학 동안 살을 빼보기로 했다.

이미 10kg도 넘게 빼봤으니, 이번에도 자신 있었다.


파프리카, 너로 정했다



어떻게 살을 빼야 할까?


단기 다이어트

방학 다이어트

속성 다이어트


인터넷 창에 검색을 하던 중, 간단해서 지키기 쉬워 보이는 다이어트 방법을 발견했다. 바로, 원푸드 다이어트!


한 가지만 먹으면 된다는 소리에  솔깃했다. 왜냐하면 때마침 우리 집엔 파프리카가 몇 상자가 쌓여있었기 때문이다. 아버지 지인께서 파프리카 농사를 지으시는데, 작황이 좋아 몇 박스를 보내온 것이다.


바로 검색해봤다


'파프리카 칼로리'

'초록색한 개 당 약 7kcal'



드디어 답을 찾은 것 같았다



 
 


한 끼에 파프리카 2개



난 그  해 여름 식사는 간단했다.

한 끼에 파프리카 2개씩 그리고 물 많이


씹는 느낌을 중요시하는 나는

아삭한 식감의 파프리카가 좋았다.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가족 식사가 있을 땐  어쩔 수 없이 식사를 했지만, 친구는 만나지 않았다. 친구를 만나는 즐거움보다 밥에 커피까지 먹어야 하는 부담감이 더 심했기 때문이다.



음식 생각이 날 만하면 체중계 위로 올라갔다. 파프리카만 먹는데도 살이 쭉쭉 빠지진 않았다. 60kg로 넘어가는 것만 겨우 면했을 뿐이었다. 밥 한 끼 배불리 먹으면 금세 체중계 눈금이 올라갈 것 같은 불안한 57, 58kg이 한동안 지속되었다.

일어나자마자, 밥먹고, 자기전 그리고 수시로 체중계 위에 올라갔다







개강이 다가온다


다른 애들은 농활이다, 해외여행이다 하며 여러 경험을 쌓는 방학내내 집에만 머물며 파프리카와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리고 8월 중순쯤  나는 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52kg이라는 숫자를 영접했다.

허벅지도 좀 가늘어진 것 같았다.

처음으로 무릎 위로 올라오는 반바지를 입었다.

앞 벅지가 덜 부담스러웠다.

두 턱이 한 턱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 끝난 게 아니다.

걱정은 이제 시작이었다.

기숙사로 가면  평범하게 밥을 먹을 것이고,

그럼 나는 다시 살이 찔 텐데.......






그리고 떠오른 건

술을 먹고 토하고 다시 시작했던 지난  학기의 모습이었다.









밥은 조금만 먹고, 술 먹으면 토하면 기숙사 생활하는 동안 또 살이 찌는 불상사는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거식증과 폭식증을 오가는 식생활로 음식의 즐거움이 줄어들고, 모든 생활이 다이어트가 중심이 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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