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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라엘라 Jan 28. 2020

ep11. 많이 먹고 싶어서 선택한 둘코락스

둘코락스와의 잘못된 만남


내가 이 시기에 설날 연휴를 보냈다면

놓치지 않고 먹었을 둘코락스

그 정도로 나는 둘코락스를 만능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

고주파 관리가 끝날 때 즈음 사장님께서는 유지기간이 정말 중요하다며 24회권을 한 번 더 끊기를 바라셨지만, 억누르던 식욕이 터지기 일보 직전이라 살을 더 빼겠다는 욕심은 약간 누그러진 상태였다.


늘 그런 식이다. 음식에 너그러울 땐 한없이 관대하다가, 문득 살이 거슬린다는 생각이 들면 토하거나 음식과 단절해버리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급격한  다이어트 후 6개월 정도의 유지기간을 가져야 내 몸이 감량 체중으로 기억한다는 것을 이때 알았다. 그냥 내가 많이 먹어서 쪘다고만 생각했고 그때마다 음식 앞에서 무너지는 나를 탓했다. 



유지어터  도전




50대 초반의 몸무게를 만든 거도 모자라 최소 6개월은 유지해야 한다는 미션이 생겼다. 하지만 살을 뺄 때 보다도 식욕과 몸무게 사이의 줄다리기는 더 심해졌다.


다른 사람들은 이 어려운 것들을 어떻게 해내는 것일까?



그즈음 한 언니와 밥을 먹은 적이 있었는데, 언니는 밥 먹기 전에 약을 하나 먹었다. 어디 아프냐고 물으니, '식욕 억제제'라며 아무리 맛있는 것이라도 폭식 걱정이 없는 약이라고 했다.

 

내가 찾던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곧 무너졌는데, 감량 효과가 큰 대신에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GP의 (호주에서는 1차 병원에 있는 의사를 General Practitioner, GP라고 부른다) 처방을 받아야만 약을 탈 수 있다고 했다.


병원을 가서 받아야 할 만큼 부작용이 클 거라는 생각에 겁이 나기도 했고, 감량이 아닌 유지가 목표기 때문에 언니가 먹는 그 약은 피하기로 했다.



나에게 맞는 마법의 알약이 어딘가엔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던 중

보조제 코너에서 둘코락스를 보게 되었다.


'많이 먹을 거라면, 몸에 저장하지 않으면 되잖아?'


가격도 100정에 10달러도 안 했기 때문에

당장 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둘코락스 넌 누구냐


둘코락스는 변비약이다

(난 변비가 없다.)




집에 오자마자 저녁을 챙겨 먹고 한 알을 먹었다.

2알에서 4알까지 먹으라고 써져있지만, 효과를 모르기에 일단 한 알을 먹어본 것이다.


효과는 다음 날 나타났다.


새벽에 배가 아파서 일어난 적은 처음이었으니.


바로 체중계 위로 올라갔다.

1kg이 빠져있었다.


이제 나는 유지어터에 성공할 거라 확신했고

일찍 잠들었다가도 10시 전에는 다시 일어나 둘코락스 두 알을 챙겨 먹기 시작했다.




부작용은 알지만


술도 먹고 치즈도 먹고 치킨도 먹었다

그래도 둘코락스 덕에 55kg을 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의존증은 심해져갔다

화장실을 잘 가든

저녁을 굶든

많이 먹든

영양제처럼 둘코락스를 매일 먹으면 살이 안 찌니 좋았지만 혼자서 끙끙대는 부작용도 있었다.





안 먹으면 변비가 오는 것 같아 불안했다.

얼굴이 퀭해갔다.

다크서클을 달고 살았다

딱 붙는 스키니를 입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바지핏은 내 가 생각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새벽 5시면 배는 알람보다도 정확하게 반응을 보였다


이번 것만 먹고 안 사야지 하다가도

뭔 세일은 둘코락스가 똑 떨어질 때만 30% 할인을 하는지ㅠ

100정을 또 사 오고 먹고, 그 반복을 2년을 넘게 했다.





언제 멈췄냐고?

과식 후 둘코락스를 4알을 먹어도 살이 계속 찌자, 하루에 토하는 횟수마저 늘어났을 때는 정신적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진 시기가 있었다.


그제야 변비약 복용을 멈추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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