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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라엘라 Apr 03. 2020

에필로그. 바디 프로필, 또 찍을 생각 있어요?

Of course!

명절마다 할머니를 찾아뵈면, 늘 보는 할머니의 인생 사진이 있다.

20대 초반의 할머니

다른 사진은 벽에 걸렸다가 사라지기도 하는데, 저 사진은 늘 있다. 아마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걸려있을 것이다. 내가 기억을 하는 순간부터 저 사진이 있었으니까.


2020년인 지금 우리 할머니는 90세를 바라보시는 연세가 되었고, 손녀인 나도 저 나이를 이미 지나버렸지만, 저 사진 안에 있는 젊은 아가씨는 늙지도 않는다. 항상 아름답다.




올 구정 연휴였다.

늘 보던 사진인데, 갑자기 저 사진을 어떻게 찍게 되었는지 궁금해졌고, 할머니께 여쭤보았다.


대전 어느 마을에 살던 할머니가 사진관을 지나게 되었고
마침 사진사가 사진을 무료로 찍어 주겠다고 했단다.
할머니는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어 사진을 찍고 받아왔는데,
그 날 이후로 할머니 집을 기웃거리는 청년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어떻게 된 사연인고 하니,
사진사가 할머니의 사진을 찍고 사진관에 액자로 걸어놓았는데,
젊은 청년들이 '이 예쁜 아가씨 어디 사냐'며 묻고 물어서 할머니 집을 찾아서 온 것이라 했다.
허락 없이 사진이 걸린 걸 안 할머니는 사진사에게,
'나는 사진 걸라고 한 적 없소'라며 액자를 가지고 왔는데

그게 지금 내가 할머니 방에서 보는 액자란다.


비록 할머니가 원한 상황은 아니었더라도, 그야말로 인생 사진이 된 셈이다.


저 사진을 찍기 전에도 할머니의 미모 부심(?)은 이미 흘러넘쳤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90을 바라보는 연세가 되도록 '예쁘고, 곱고, 아름다운'이라는 수식어를 있게 한 사진이 된 것이다.


나도 어렸을 때부터 우리 할머니는 예쁘신 분하고 쭉 생각해왔는데
아마도 저 사진이 큰 역할을 했으리라 생각이 든다.  
 

 

 


 

바디 프로필을 도중, 내년에도 또 찍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사진작가님께서 사진을 찍을 때마다 바로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데,
내 사진을 보는 순간 할머니의 인생 사진이 떠올났다.
그리고 지금 보는 사진들 중 하나가 나의 인생 사진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더 열심히 촬영에 임했고,

내년에도 이런 사진들을 또 남기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건강한'이라는 수식어를 할머니가 되어도 들을 수 있다면?
늘 자기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부지런하게 인생을 살았다고 들을 수 있다면?
그것만큼 뿌듯한 삶은 없을 것 같다.

미래의 내가 과거를 뿌듯하게 돌아볼 생각을 하니,

오늘 한 끼도 건강하게 먹고,
하루에 10분이라도 꾸준히 운동하려는 힘이 생긴다.






지금까지 제 다이어트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처럼 폭식 겪으면서 멀리멀리 돌아서 깨닫지 마시고,
늘 건강한 몸과 건강한 마음을 지키면서 다이어트하시길 바라요.


다이어트는 평생 해야 하는 거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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