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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라엘라 Sep 01. 2020

내 아이가 진짜 원어민 수업을 이해한다고?

'네' 대신 'yes'를 하는 아이

상담을 하면 부모님들이 굉장히 신기해하는 것이 있다.

말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아이가 진짜로 수업을, 그것도 영어로 다 이해하고 배워오냐는 것이다.

나는 한 번도 이해를 못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 실제로 이해를 다 하고 있으니까.


원어민 선생님은 알파벳, 동요, 실험, 미술 수업까지 여러 수업을 하신다. 하지만 단 한 번도 한국어를 사용하거나 통역을 원하지 않는다. 영어에 처음으로 노출된 아이들을 포함해 모든 아이들과 간단한 소통과, 수업 정도는 무난하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원어민 선생님 수업에 비밀이 있는 것일까?

그렇다. 바로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영어 이름이라서 자기 이름인 줄도 모르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이름을 많이 불러주는 것이야 말로, 관계를 쌓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Where are you, Elsa?"
"Is Anna here?"
"Good morning, Jason."


무슨 말인지 정확이 알지는 못한다고 해도, 일단 내 이름이 불리는 순간 원어민 선생님과 눈을 맞추며 교감이 시작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폭풍 칭찬.

"I love your dress."
"I like your shoes."
"I missed you a lot."


뭔말인지 몰라도, 혼내는 건 아닌것 같고 내가 예뻐하는 걸 같이 좋아해주니 다음에도 또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피부색이 달라 다가가기 어려워했던 아이들도, 이 과정이 반복되면 원어민 선생님의 수업을 즐거워하고 말하는 데 주저함이 사라진다. 아이들은 원어민 선생님과 말을 하고 싶어서 계속 teacher~를 외치거나, 심지어는 한국어로 일단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꺼내고 본다.  



친밀감이 어느 정도 형성이 되면, 수업을 시작한다.

원어민 선생님의 수업은 스텝 바이 스텝(step by step)이다. 정말 하나씩만 알려준다. 왜냐하면 아이들에게 행동과 영어를 매칭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서랍에서 책 찾기, 스티커 붙이기, 동그라미 치기, 색칠하기, 붙이기까지 나중엔 지루하진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하나씩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하고 있는 행동에 대한 기본 표현을 익힌다.


이제 선생님이 했던 말 그대로 물음표만 붙여, 질문을 시작한다.  

"Turn the page?"
"circle here?"
"color?"
"close the book?"




 


이제 수업이 원활해지면, 아이들은 선생님이 하라는 것 말고도 창의적인 질문을 하거나, 스스로의 생각을 툭툭 내뱉는다. 이때 원어민 선생님이 하나 더 역할을 하는 것이 있다. 원어민과는 영어로 소통을 해야 한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나는 노란색이 좋아"라고 이야기하면 "Do you like yellow?"라고 되물어주었다면, 아이들이 like와 yellow라는 단어를 안 이후부터는 "In english please."라고 이야기해주어 한국어로는 대화를 이어나갈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말해준다.

아이들은 소통이 어렵다는 것을 꽤 빨리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동안 배워왔던 단어들을 조합하거나, 한글로 나왔더라도 영어로 고쳐서 말한다.


"what book?"
"I like 우ㅇ..milk."
"No Jake today. home."





이렇게 영어로 감정을 공유하고, 생각을 표현하면서 다른 언어로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데 수업을 못 따라갈 이유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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