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꼭 알아야 할 습관의 모든 것(3/4, 기록)
뭐였지? 아~뭐였더라?
머리를 쥐어짜 내며 내가 탄식하듯 내뱉은 말이다. 요즘 무척 더운 날이 계속되고 있다. 난 퇴근하자마자 샤워를 했다. 샤워 후 아무 생각 없이 평상시처럼 옷을 갈아 입고 물을 한잔 마셨다. 그런데 자꾸 뭔가 빠진듯한 느낌이 들었다. 불현듯 샤워하면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문제는 그 아이디어가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얄밉게도 나의 뇌는 샤워하는 동안 나의 기분이 좋았던 느낌은 복원시켜주었지만 숨바꼭질하듯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는지는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최근 급격히 저하된 나의 기억력이 미웠다. 세월을 탓해본다. 분명히 어떤 기막힌 생각이 떠올라서 콧노래까지 불렀는데 왜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일까?
좋다. 인정하자. 세월이 흐르니 나의 신체 기관도 자연의 섭리를 거역할 수 없다는 것은 인정하자. 그럼 나는 이대로 당하고만 살아야 하는가? 분명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만 그런가? 아닐 것이다. 여러분도 원하지는 않았겠지만 한 번쯤은 나와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한 순간 정말 기발한 생각이 떠올라서 흐뭇했지만 나중에 기억이 떠오르지 않아 머리를 쥐어짜는 그런 고통스러운 순간들 말이다.
<나에게서 구하라>에서 구본형 작가는 기록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차가 최대한의 속도를 내고 질주할 수 있는 이유는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이다. 언제고 자신을 세울 수 있기 때문에 달릴 수 있는 것이다. 멈출 수 있기에 달릴 수 있고, 달릴 수 있기에 멈추는 것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스스로 세운 약속은 객관적인 지표로 모니터링할 때 효과적으로 제어된다. 자동차에 필요한 계기판이 달려있듯이 우리에게도 방향과 속도와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보여주는 지표들이 필요하다’
그렇다. 지표들이 필요하다. 내 기억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늙는다. 변형되고 흐릿해진다. 연기처럼 사라져 가는 기억을 붙잡아 둘 수 있는 방법은 오직 기록뿐이다. 그 기록들이 누적되어 서로 연결될 때 우리에게 의미 있는 지표를 만들어준다.
2016년 2월. 난 어느 자기 계발 모임에서 만난 11명의 사람들과 함께 습관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각자의 습관 목록을 5개씩 정해서 단톡방에 공개 선언하고 다음 날부터 본격적으로 습관을 시작했다. 그리고 습관을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단톡방에 결과를 공유하면 임무는 끝났다.
그런데 무언가 허전했다. 하루 이틀 정도는 누가 몇 번 성공하고 실패했는지 기억해 낼 수 있었지만 나를 포함한 12명이 각자의 습관 5개를 얼마나 성공하고 실패했는지 기억해 내기란 날이 지날수록 힘들어졌다. 이렇게 흩어져버리는 소중한 데이터들을 그냥 흐르는 강물에 던져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내가 자청하여 사라져 갈 위기에 처한 소중한 습관 데이터를 엑셀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데이터를 분석하여 월간 보고서를 작성한 후 참가자들에게 공유했다. 어쩌면 이 월간 보고서가 나의 첫 책의 근간이 되고 초석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때 그 연기처럼 사라져 갈 데이터를 의미 있는 보고서로 엮어 내지 못했다면 나는 아마 첫 책을 출간하지 못했을 것이다.
여기 기록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보여주는 모범사례가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2018년 5월에 습관홈트프로그램 5기에 참가했던 굿해빗 key님은 ‘오늘 먹은 음식 3줄 쓰기’라는 습관 목록을 실천함으로써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그것도 무려 15kg을 감량했다
2018년 5월 68kg에서 2019년 7월 53kg을 유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희망 사항 중 하나인 다이어트에 성공한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굿해빗 key님이 강조하는 것은 바로 ‘습관은 기록이다’라는 사실이다.
그녀의 말을 그대로 옮겨 본다.
“습관을 들이는 방법 중의 하나는 기록입니다. 제가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면 누구에게 이야기하겠어요. 사진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더 큰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기록은 단순히 종이에 적는 것뿐만이 아닙니다. 요즘엔 영상기술과 SNS 활동으로 아주 넓은 의미의 기록들이 있습니다. ‘습관홈트일일 관리 시스템’도 기록입니다”
그녀가 1년 넘게 습관홈트 일일 관리 시스템에 기록한 결과물이다. 시각적으로 그간의 습관 성공률 기록이 한눈에 들어온다.
<습관홈트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들은 매일 습관 실천한 결과를<습관홈트 일일 관리 시스템>에 기록을 하게 된다. 시스템에 로그인 후, 어제 우리가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 기록한다. 습관 목록 3가지 중 어떤 습관을 성공했는지 또는 실패했는지 그리고 실패했을 경우 그 이유는 무엇인지 꼼꼼히 기록한다. 그리고 이 매일의 기록들은 우리에게 <습관 실패 최대의 적>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 준다.
예를 들어, 팔 굽혀 펴기 5회 습관을 실패했다면 왜 실패했는지 이유를 무조건 적어야 한다. 만약 습관에 실패한 경우 구체적인 이유를 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으면 저장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기록해 놓은 실패 원인 중 한 달 동안 가장 많이 습관 실패에 기여한 원인을 <습관 실패 최대의 적>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우리에게 습관 목록마다 어떤 이유로 습관에 실패했는지 고스란히 시각화하여 보여준다.
이렇게 실패 원인을 인지함으로써 우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의식적으로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고민의 결과를습관홈트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주간 리포트>를작성하며 구체화한다.
주간 리포트에는 시스템 화면을 캡처하여 나의 습관 성공률, 습관 실패 최대의 적을 붙여 넣고 이를 근거로 내가 일주일 동안 잘한 점, 반성할 점, 개선할 점 그리고 새로운 다짐을 적어 놓는다.
만약 여러분이 회식으로 인한 과음으로 습관에 실패했다면 시스템에 '회식으로 인한 과음'이라고 구체적으로 입력한다. 그리고 주간 리포트에 새로운 다짐으로‘회식 참석 전에 습관을 미리 실천하자’라든지 또는 ‘술을 5잔 이하로 마시자’라든지 각자의 개선 방법을 기록하고 시도하면서 습관 성공률을 조금씩 높여 나갈 수 있다.
이렇게 매일 나의 기록이 구체적으로 누적이 되면,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나의 생각과 행동에 변화가 생기는 초석을 마련하게 된다. 그리고 변화된 행동이 쌓이게 되면 그때 우리의 인생도 함께 변화하기 시작한다. 그 시작은 매일매일의 작은 기록에서 비롯됨을 기억하자.
<밥장, 몰스킨에 쓰고 그리다>에는 기록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하고 있다,
‘진짜 기록의 매력은 잊지 않는 데 있는 게 아닙니다. 기록해두면 마치 땅 밑에 묻힌 원유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 있는 무언가로 바뀝니다. 적을 때는 별것 아닐지 몰라도 1년, 10년, 30년이 지나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어떤가? 이래도 기록하지 않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