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벌써 7개월째 지속되고 있는데요. 천만다행으로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가 2.5단계에서 9월 14일부터 2주 동안 2단계로 완화하여 시행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부 활동을 자제하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런 불안하고 답답한 상황 속에서 누군가는 상황을 탓하고 정부를 탓하고 세상을 원망하며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누군가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생존할 자신만의 방법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이처럼 코로나 19로 힘든 시간 속에서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태도는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코로나 19로 고립된 상황에 대해 투정만 부리는 태도입니다. 두 번째는 나를 위한 시간들로 채워나가는 태도입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저자인 빅터 프랭클은 나치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로 유명한데요. 그는 언제 죽음을 당할지 모르는 공포와 절대적으로 자유가 제한된 곳에서도 하루에 단 한 컵 나오는 물을 아껴 세수를 하고 깨진 유리조각으로 면도를 했습니다. 그는 삶의 태도를 스스로 선택했지요. 왜냐하면 그에겐 이 지옥 같은 곳을 살아서 나가리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목표는 하루도 빠짐없이 실천한 습관을 발판 삼아 조금씩 현실로 변해갔지요.
습관은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현실로 만들어주는 요술지팡이와 같습니다. 다만 여기엔 한 가지 함정이 있는데요. 우리는 기분이 좋은 날은 누구나 자신과의 약속을 잘 지켜냅니다. 하지만 우리 삶은 기분 좋은 날 보다는 힘들고 우울한 날들이 더 많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우리와는 달리 힘들고 우울한 날에도 자신과의 약속을 꼭 지켜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습관의 정의는 한마디로 ‘경이로운 루틴’입니다.
야구 천재 스즈키 이치로는 미국 메이저 리그에서 단일 시즌 최다 안타 262개의 기록을 보유한 선수이며, 엄청난 부를 축척한 성공한 스포츠인입니다. 그에게는 어떤 경이로운 루틴이 있을까요?
그는 야구 경기가 있는 하루 전날에 그 경기가 시작하는 시간으로부터 역산하여 자는 시간, 기상 시간을 결정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경기 시작 5시간 전에 경기장에 들어갑니다. 심지어 먹는 음식도 미리 정해 놓고 매번 동일한 음식을 먹는다고 합니다. 같은 음식을 먹는 이유는 만약 다른 음식을 먹었는데 맛이 없는 경우 기분이 나빠지고 몸 상태가 무너져서 야구에 집중하지 못할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또한 경기에서도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동일한 준비 운동을 하고 타석에 들어섭니다. 먼저 쪼그리고 앉아 있다가 일어서서 타석을 향해 걸어갑니다. 타석에 서서 깊은 숨을 들이마신 뒤 방망이를 든 오른손을 투수 쪽으로 뻗고 왼손으로 오른쪽 어깨를 잡습니다. 결국 그가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경이로운 루틴”입니다.
감정이 우울한 날, 우리는 쉽게 편안함의 유혹에 흔들립니다. 하지만, 습관으로 다져진, 하루라는 일상 속 우리의 루틴은 그 모든 유혹을 물리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습니다. 매일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하루 속에서 유혹을 이겨 낼 통제력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우리 스스로 약속을 지켜내고 해야 할 일을 해 내고야 맙니다.
노자는 '광이불요(光而不耀)'라고 말했습니다. 광이불요란 빛을 발하지만 눈을 부시게 하지는 않음을 의미합니다. 어쩌면 루틴은 광이불요와 닮아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루틴대로 나와의 약속을 지켜낸 사람은 자신감이 넘쳐나고 열정이 느껴집니다. 스스로 빛을 발합니다. 하지만 겸손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루틴을 자랑하고 으스대며 타인의 눈을 부시게 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하루하루 루틴을 실천하며 목표를 향해 묵묵히 걸어갈 뿐이지요.
그래서 습관이 무섭습니다. 작고 보잘것없는 하루의 습관이, 루틴이 되고, 루틴은 연금술사처럼 우리의 소중한 목표를 현실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빛나는 하루가 배달되었습니다. 비록 코로나 19로 빛이 조금 바랬지만 여러분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세상을 향해 투정만 부릴 것인가?
아니면 나를 위한 시간들로 하루를 채워나가면서 변화에 적응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