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단어만큼 세상을 이해하는 아이들
'오늘날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동네 작은 도서관이었다. 하버드대학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다'.
이 말을 누가 했는지 아시나요? 세계 최대 부자인 빌 게이츠가 한 말인데요. 그는 어린 시절부터 독서가 생활화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특히, 빌 게이츠의 아버지는 평상시에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책을 읽어 주고 아이들이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식사 중에도 서재에서 사전을 찾아 그 뜻을 읽어 주었다고 합니다.
또한 그의 아버지는 자녀들을 도서관에 자주 데려갔고 TV 대신에 함께 독서토론을 진행하여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사고력을 기르도록 도와주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어린 시절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빌 게이츠는 자신의 성공이 어린 시절 독서 덕분이라고 말하며, 평일에는 최소한 매일 1시간, 주말에는 3~4시간 독서 시간을 가지려 노력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만큼 어린 시절 독서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훌륭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왜 어린 시절부터 독서습관을 들여야 하는 걸까요?
어른이 되어 독서습관을 몸에 익히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을까요?
여기 어려서부터 독서습관을 몸에 익혀야 하는 강력한 1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폭발적인 어휘력 증가 시기는 초등학교 시절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초등 1학년 공부, 책 읽기가 전부다'의 저자인 송재환 선생님은 캐나다 언어학자 펜필드가 주장한 '결정적 시기 이론(Critical Period Theory)을 소개하였는데요.
이 이론에 따르면, 아동기는 생애 중에서 어휘 습득이 가장 왕성한 시기이고 이때 습득한 어휘는 성인이 되어 원활한 독서와 청취는 물론이고 생각과 의사를 글로 쓰고 말로 표현하는 데 사용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어휘량이 풍부하고 좋은 어휘를 사용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아동기 독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이론입니다. 또한 송재환 선생님은 이 '결정적 시기 이론'을 뒷받침해줄 자료로 일본의 교육 심리학자 사카모도 이치로가 발표한 '아동 및 청년의 어휘량 발달표'를 참고하라고 조언해 주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0세부터 7세까지는 어휘량의 증가 속도가 매년 5백 단어 내외 정도이지만, 10세 전후로 매해 5천 단어씩 폭발적으로 증가한다고 합니다.
10세 때는 3,602 단어만큼 어휘가 증가하고 11세 때는 5,448 단어만큼 늘어나다가 12세 때는 6,342 단어까지 증가합니다. 즉 습득 어휘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이른바 '어휘력 폭발시기'가 이 시기에 시작된다고 합니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매해 5천 단어를 습득하려면 하루에 15 단어 정도를 습득해야만 가능할 정도로 많은 단어 개수입니다.
이와 같이, 어휘량은 초등학교 시절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특히 초등학교 1학년은 그 폭발의 시작점이기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송재환 선생님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루에 15 단어 정도를 새롭게 습득할 수 있을까요?
송재환 선생님은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서는 고만고만한 수준의 어휘만 접하게 될 뿐이며 부모와의 대화도 마찬가지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빨리 일어나”로 시작해서 “빨리 자”로 끝나는 아주 단순한 수준의 어휘 1천 개를 벗어나지 않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아이의 어휘력을 향상할 수 있는 방법은 책 읽기 밖에는 대안이 없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그럼 또 한 명의 전문가 이야기를 들어 볼까요?
어휘력 향상을 위한 유일한 해결책인 어린 시절 책 읽기 습관의 중요성은 짐 트렐리즈가 쓴 '하루 15분, 책 읽어 주기의 힘'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초등학교 입학 초기의 어휘력이 이후의 성적을 결정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3살이 되면 평균적인 아이는 거의 300 단어 정도의 어휘력을 갖게 되고, 4살이 되면 아이가 이해하는 어휘력이 약 900 단어까지 늘어난다고 합니다. 5살이 되면 아이는 이미 평생 사용할 어휘의 3분의 2 또는 4분의 3을 이해한다고 합니다.
비록 배우기 위해 학교에 가는 것이지만 이미 입학 전에 알고 있는 단어의 수가 선생님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 때문에 입학 초기의 어휘력 수준이 이후의 성취에 대한 정확한 가늠자가 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입학하기 전에 아이의 어휘력 향상을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는 단어를 3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는데요.
첫째, 기본 어휘(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5천 단어)
둘째, 공통 어휘(기본 어휘 5천 단어 + 가끔 사용하는 5천 단어)
셋째, 희귀 단어(공통 어휘 1만개 제외한 모든 단어)
기본 어휘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5천 단어를 지칭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부모가 아이와 나누는 대화의 83%는 1천 단어 정도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즉 아이가 기본 어휘 5천 단어만 습득해도 부모와의 대화는 무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기본 어휘 5천 단어 이외에 가끔 사용하는 5천 단어를 포함한 1만 단어를 공통 어휘라고 일컫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희귀 단어가 있는데 이는 공통 어휘 1만 개를 제외한 모든 단어를 지칭합니다.
하지만 어휘력의 궁극적인 힘은 1만 개의 공통어휘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희귀 단어를 이해하는가에 달려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희귀 단어는 어디에서 접하고 배울 수 있을까요? 그 대답은 1천 단어 당 희귀 단어의 수가 어디에서 많이 사용되는지 확인하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1천 단어 당 희귀 단어의 수는 어른이 4살 아이와 대화할 때는 9개이지만, 아동도서에는 3.3배인 30.9개의 희귀 단어가 쓰이고 신문에는 7배인 68.3개가 쓰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음성(TV 포함)을 통한 전달 방식보다는 인쇄물을 통해 배울 때 어휘력을 향상하는데 효과가 훨씬 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집에서 오랜 시간 TV 시청하고 대화 시간이 적으며 인쇄물을 접할 기회가 적은 가정의 아이에게 매우 심각한 어휘력 빈곤 문제를 초래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어휘력을 향상하는 방법 중 최고는 이처럼 아이가 책 읽는 습관을 어려서부터 형성하도록 가정에서 지도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이가 책을 읽다가 낯선 단어를 만나는 순간에 책에 밑줄을 긋거나 동그라미 표시를 한 다음, 나중에 사전을 찾아보도록 부모가 알려 준다면 금상첨화이겠지요.
왜냐하면 모국어 어휘력은 모든 학습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국어를 포함하여, 수학의 개념어, 과학의 모든 용어가 모두 모국어입니다.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말하는 어휘를 이해해야만 수업 시간에 집중을 할 수 있고 수업 내용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는 단어만큼만 세상을 이해하는 아이들
또한 아이들은 알고 있는 단어만큼만 세상을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와 싸우고 온 날, 엄마에게 “엄마, 나 친구랑 싸워서 기분이 나빠요”라고 표현하는 것과 “엄마, 나 친구와 오늘 싸웠는데 가슴이 너무 아프고 서글퍼요”라고 구체적으로 엄마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줄 알게 됩니다.
이렇게 엄마에게 자신의 억울한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함으로써, 아이는 응어리 같은 억눌림으로 갑갑해하던 일에 대하여 엄마의 공감을 얻음으로써 통쾌함을 느끼고 또한 친구에게 받은 스트레스에서 벗어 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책 읽는 습관을 통해 관심이 가고 흥미가 있는 분야를 발견하게 되면서 점차 공부 범위의 확장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이러한 확장은 아이에게 공부의 기쁨을 선사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공부습관을 만들어줍니다. 이러한 자발적인 공부습관은 자기 주도 학습의 초석이 되겠지요.
무엇보다도, 부모를 위해 공부하는 아이가 아닌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하게 된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꿈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고 그 꿈을 향해 매일 조금씩 성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소중한 우리 아이가 책(인쇄물) 읽는 습관을 통해 어휘력을 향상시켜야 하는 근사한 이유입니다.
[11살 은율이의 어휘력 공부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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