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오늘 너의 기분은 어때? 괜찮니?

늘 쾌적하지만은 않은 우리 인생

by 이범용의 습관홈트

우리의 인생은 늘 쾌적하지만은 않습니다.


우리는 살다 보면 원하지 않는 장애물들을 수도 없이 만나게 되는데요. 신기하게도 우리는 종종 같은 곳에서 같은 장애물에 걸려 넘어질 때도 많이 있습니다.


공무원 시험. 취업 면접, 직장에서의 승진 등 우리가 오랫동안 간절히 원하던 목표가 좌절되어 깊은 절망감에 빠져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들을 보내기도 합니다. 또 어떤 날에는 회사에서 하루 종일 스트레스받고 힘들게 퇴근한 뒤에도 다시 집으로 출근하여 아이들 저녁을 먹이고 씻기고 숙제 검사를 하면서 늘 비슷한 대목에서 아이에게 화를 쏟아붓고 엉엉 울기도 합니다.


그런 날에는 어느 카드 회사의 광고 문구처럼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을 뿐입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PNG 어느 카드 광고 회사 문구 (출처: 구글 이미지)



이렇게

늘 쾌적하지만은 않은 우리 인생,

여러분은 어떻게 감당하며 살고 있습니까?



어떤 사람은 인생이 우리에게 내 준 숙제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계속 주저앉아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또 어떤 사람들은 넘어진 자리에서 훌훌 털고 일어나서 다시 목표를 세우고 힘차게 인생의 과제를 해결하며 살아갑니다.


그렇다면 이 두 부류의 사람들의 차이는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요?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는 이런 인생의 수많은 장애물을 다시 용기 있게 뛰어넘고 회복할 수 있는 힘은 어린 시절 어떤 부모 밑에서 자랐는지 그리고 어떤 주변 사람들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는지가 아주 중요하다고 합니다.






1950~70년대 하와이 카우아이 섬은 주민 대다수가 범죄자나 알코올 중독자 혹은 정신질환 환자였던 곳이었습니다. 미국의 소아과 · 정신과 의사, 심리학자 등은 1955년 이 섬에서 출생한 신생아 833명이 18세가 될 때까지 추적하는 대규모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연구결과는 기존 연구 논문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대부분 학교 성적도 나빴고 사회에 적응도 잘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40여 년간 이 연구 분석을 주도한 심리학자 에미 워너는 뜻밖의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201명 중 35%(72명)에게 예외가 발생했습니다. 불행하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놀라운 예외를 보여준 사람들은 학교에서 성적도 출중했고 심지어 학생회장에 선출되었으며 장학생으로 대학에 입학하였습니다.


정말 궁금하지 않습니까?


과연 무엇이 이 놀라운 예외를 만들었을까요? 에미워너는 연구 방향을 바꾸어 그 원인을 조사하기 시작했고 “회복 탄력성”이라는 개념을 발견했습니다. 회복 탄력성이란 어떤 실패나 역경을 겪은 뒤 다시 회복하는 힘을 뜻합니다.


그리고 놀라운 예외를 보여준 72명의 공통점을 발견했는데요. 그것은 바로 자신을 믿어주고 지지해 준 사람이 최소한 1명 이상이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72명의 아이들은 그들의 지지자를 통해 회복 탄력성을 키워나갈 수 있었던 것이지요.


지지자의 범위는 다양했습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사랑으로 양육하는 엄마, 또는 가족 구성원뿐만 아니라 선생님, 친절한 이웃, 친한 친구 등 자신을 지지해 주고 아껴주는 사람이 곁에 있는 아이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 좌절과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다시 딛고 일어서는 회복 탄력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아주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믿어주고 인정해주는 부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미움받을 용기>로 잘 알려진 기시미 이치로는 그의 책 <아들러에게 인생을 묻다>에서 아들러가 정의한 2가지 유형의 부모를 소개했습니다.


첫 번째 유형의 부모는 '점멸법 부모'입니다.


이 유형의 부모는 부모가 바라는 아주 이상적인 아이 모습을 미리 정해놓았기 때문에 아이가 아무리 노력해도 아이를 100점에서 점점 점수를 깎는 점멸법으로 아이를 바라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난이도가 높은 수학 시험에서 95점을 받더라도 부모가 바라는 이상적인 아이는 100점을 받는 아이이기 때문에 이 유형의 부모는 아이가 실수한 5점에 더 집중하여 아이를 다그치고 혼내게 됩니다.


반면에 두 번째 유형의 부모는 '가산법 부모'인데요. 이 유형의 부모의 특징은 아이를 그저 살아 있는 것만으로,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감사하게 바라보기 때문에 아이가 무슨 일을 하든 0점에서 점수를 더하는 가산법으로 아이를 바라본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들러는 부모가 아이에게 훌륭한 인생 준비를 한다는 것은 아이 대신 과제를 짊어지는 것이 아니라, 비록 과제를 하는 것은 힘겨운 일이지만 인생의 과제를 해결할 힘이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 입장에서 보면, 설령 한 사람만이라도 자신을 인정해 주는 사람이 있고 그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인생은 바뀔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어떤 부모인가요? 점별법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지, 아이 스스로 인생의 과제를 해결할 힘이 있다고 가르치는 대신에 부모가 아이의 숙제를 해결해 주면서 응석받이로 키우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관심을 지역 사회로 조금 확장해 보면 어떨까요? 혹시라도 내 주위에 힘들어하는 아이가 있는지 살펴보고,


“얘야, 오늘 너의 기분은 어때? 괜찮니?”


라고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고 그 아이의 존재를 인정해 줌으로써 바로 당신이 그 아이의 지지자가 되어 주면 어떨까요?


이렇게 더 많은 사람들이 공동체 감각을 회복함으로써 우리 사회 속에서 더 많은 카우아이 섬의 놀라운 예외를 함께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