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난다.
침대 위 따뜻한 이불을 두 발로 박차고 일어나 세수를 하고 양치질을 한다. 커피 한잔을 타고 체중계에 올라 지금 이 시간 생생한 나의 몸무게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오늘 먹을 음식의 양을 줄여야겠다고 다짐한다.
이제 출근 전까지 2시간 정도 남아있다. 내 공부 방으로 자리를 옮겨 컴퓨터를 켜고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
하지만 이런 새벽 루틴이 매일 수월한 것은 아니다.
전날 회식으로 술을 마신 날은 새벽에 억지로 일어나는 데 성공한다 해도 머리가 아프고 속도 불편하다.
불타는 금요일의 향락을 즐기려고 아내와 심야 영화를 본 날은 밤 12시가 다 되어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새벽에 기상하는 일이 힘든 날도 있다.
회사 업무로 스트레스받은 날은 새벽에 일어나도 회사 업무가 머릿속을 뱅뱅 돌아다녀 쉽게 글 한 줄이 써지지 않는 날도 있다.
이런 모든 날들은 우울하다.
회식 자리에서 자제 못하고 알코올을 흡입한 나의 행동이 후회스럽고, 심야 영화를 보고 바로 잠자리에 들지 않고 1시간 동안 인터넷을 하느라 시간을 낭비한 나를 자책하기도 한다. 어제 받은 회사 업무 스트레스가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져서 글 한 줄 써 내려가지 못하게 하는 나의 예민한 성격을 원망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슬픈 날에도 나는 꾸역꾸역 새벽 루틴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 모든 원동력은 바로 나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습관 전문 작가가 되어 보통 사람들의 변화를 돕고 싶은 나의 꿈, 아빠인 내가 습관을 실천하니 그 모습을 보고 딸들과 아내까지 습관을 따라 하며 ‘습관 가족’이 탄생한 것처럼, 대한민국에 더 많은 습관 가족이 탄생하도록 돕는 나의 꿈이 있기에 나는 슬픈 날에도 새벽 루틴을 포기하지 않는다.
오늘은 비록 슬프지만,
내일은 웃을 수 있을 것이란 미래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세계 3대 심리학자 중 한 명인 알프레드 아들러는 나에게 이 믿음을 심어주었다.
"인간의 행동은 그의 과거 경험에 의해 좌우된다기보다는 미래에 대한 기대에 의해 더 많이 좌우된다"
비록 지금은 어떤 예기치 못한 불행으로 나의 목적이 좌절되어 아무것도 하기 싫은 무기력감에 빠져 있다고 해도, 미래에 대한 기대만 되찾는다면 우리는 다시 용기를 내서 세상의 일에 참여할 수 있다고 아들러는 우리를 한결같이 응원해준다.
그렇다면 이 미래에 대한 기대는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아들러는 이렇게 덧붙인다.
"인간은 자신이 약하고 부족하다는 느낌을 오래 견디지 못한다. 때문에 이런 느낌은 인간을 계속 움직이고 행동하도록 자극한다. 그래서 인간은 목표를 갖는 것이다"
만약 이 세상에 나 혼자만 살아가고 있다면 어떨까? 나와 비교할 대상이 없기 때문에 열등감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우리는 세상 속에서 타인과 더불어 함께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열등감은 누구나 갖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나는 형보다 머리가 좋지 않아’라는 열등감은 병이 아니다. 문제는 ‘열등감 콤플렉스’다. 열등감 콤플렉스란 열등감을 핑계로 주어진 일에서 도망치는 것을 가리킨다.
‘나는 부모가 나쁜 유전자를 물려주어서 공부를 못하는 거야’라고 말하며 현재 좋지 않은 자신의 상황을 다른 사람 또는 환경 탓으로 돌리고 노력하지 않으며 문제를 외면하고 도망가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내가 나약하고 부족하다는 것은 인정하되 이 느낌을 오래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열등감을 거울 삼아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더 성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사람들은 열등감은 갖고 있지만 열등감 콤플렉스는 갖고 있지 않다.
아들러는 ‘열등감’과 ‘열등감 콤플렉스’를 명확히 구분했다. 문제는 열등감이 아니라 열등감 콤플렉스다.
이처럼 열등감이 병이 되지 않도록 우리는 미래에 대한 기대로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일 노력한다.
하지만 우리는 살다 보면 의도치는 않았지만 열등감과 열등감 콤플렉스라는 다리 중간 어딘가에 멍하니 서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새로운 목표가 필요한 시점이다. 말은 쉽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일은 더욱더 아니다.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열등감을 그대로 종이에 써 내려가 보자. 그럼 그 열등감이 어디서 왔는지 알아낼 수 있고 동시에 그 열등감을 극복하면 펼쳐질 가슴 뛰는 미래가 그려질 것이다. 남들은 몰라도 본인은 분명 알 수 있다.
자! 그럼 이제 어렵게 찾아낸 나의 미래에 대한 기대, 즉 꿈 옆에 날짜를 적어 보자. 그 꿈이 현실이 되길 원하는 날짜를 적는 것이다. 그럼 그 꿈은 나의 구체적 목표가 된다.
이렇게 나의 새로운 목표가 생기면 놀랍게도 우리는 하루를 힘껏 살아갈 명확한 이유를 갖게 된다. 왜냐하면 새로운 목표가 생긴 나는 더 이상 어제의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우울하고 힘든 날에도 새벽 기상 루틴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