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당신이 습관에 실패하는 근본적인 이유
습관에 실패하는 이유는 여러 요인들이 있다. 습관 초기, 즉 습관을 시작하고 30일이 지나지 않은 참가자들의 경우는 주로 습관에 실패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1위가 시간이 없어서 그리고 2위가 까먹어서 라고 대답을 한다.
'시간이 없어서'라는 말은 하루 24시간 중 너무 바빠서 습관을 실천할 10분을 만들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올바른 해석은 바로 ‘다른 일보다 습관의 우선순위가 낮기 때문이다’라고 해야 더 정확하다.
습관 실천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습관에 실패한 이유를 다양하게 말한다. 친구 모임, 육아, 회식, 야근, 여행, 해외출장 등 구체적인 실패 이유는 다르지만 근본적인 실패 이유는 시간 부족으로 수렴됨을 알 수 있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남들이 이의를 제기하기 힘든 그럴싸한 자기 방어 수단이며 자신의 실패를 가장 손쉽게 합리화시켜주는 거짓말이다. 이런 핑계가 효과를 보는 이유는 바쁜 현대인은 타인의 삶까지 세세히 관심 가질 만큼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친구 모임으로 과음해서 습관을 실패한 것도 따지고 보면 습관 실천할 시간이 없다는 의미보다는 습관을 실천하려 했지만 친구 모임이 생겨 습관 실천하기로 한 시간을 친구 모임에 대신 사용했다는 변명이다.
매일 실천하는 습관은 하루 안 해도 되지만 일 년에 몇 번 못 만나는 친구를 어찌 무시할 수 있냐고 항변할 수도 있다. 만나라 친구들을. 그 대신 친구 만나기 전에 미리미리 습관을 실천하면 된다. 과음하면 나도 습관을 실천해야 한다는 이성적 판단도 흐려지고 감정도 지치고 의지력도 발휘할 수 없다. 그래서 친구를 만나기 전에 팔 굽혀 펴기도 미리하고 책도 읽고 글도 미리 써 놓는다.
하루 10분이면 습관 3개를 충분히 실천하고도 남는다. 즉 시간이 없어서 습관을 실패했다는 뜻은 달리 말하면 절실하지 않다는 뜻과 일맥상통한다. 예를 들면, 우리는 야근을 하느라 시간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집안 일과 아이를 돌보느라 정신이 없다고 투덜댄다.
하지만 그 바쁜 하루 속에서도 친구들을 만나 저녁을 먹고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은 기어코 보고야 만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또는 잠들기 전 침대 위에서 유튜브를 시청한다. 단지 습관은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시청보다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다는 반증인 셈이다.
습관 초기 실패 이유 2위인 '까먹어서'는 상대적으로 이해가 가는 귀여운 변명에 속한다. 왜냐하면 우리 뇌가 새로운 행동을 기억하려면 최소 21일은 걸리기 때문이다. 우리 뇌가 평균 21일 전까지는 일부러 의식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새로운 행동인 습관을 자동적으로 기억해 내기란 쉽지 않다는 뜻이다.
하지만 더 심각한 습관 실패 이유는 습관 초기를 지난 이후에 찾아온다. 습관을 시작하고 60~90일 사이에 우리 뇌가 던진 ‘나는 왜 이 힘들고 지겨운 습관을 해야 하는가?’란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면서 습관을 지속해야 할 이유를 잃어버리면서 찾아온다. 프롤로그에서 소개한 ‘죽음의 계곡’에 빠지는 순간이다.
우리가 습관에 실패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누구나 초반엔 열정도 뜨겁고 동기도 충만하다. 그래서 처음 한 두 달은 열정을 불태우며 열심히 한다. 하지만 핵심은 ‘나는 죽음의 계곡을 뛰어넘을 수 있는 준비가 이미 되어 있는가?’란 질문이다.
달리 말해 습관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습관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 란 결과에 치중하기보단 습관을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란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열심히 고민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죽음의 계곡’을 뛰어넘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유용한 팁이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에 따르면, 행동 변화는 아래 그림처럼 세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층은 '결과'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책을 출간한다던가 체중을 10kg 뺀다거나 종잣돈 1억 모으기처럼 말이다.
두 번째 층은 '과정'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 층은 습관과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운동하기 독서하기 글쓰기 정리 정돈하기처럼 우리의 습관과 연관되어있다.
그리고 가장 안쪽의 세 번째 층은 '정체성'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 층은 우리의 자아상, 인간관계 및 세계관에 관련한 것들이다. 즉 우리가 가지고 있는 믿음, 가치관, 신념에 관한 것 들이다.
이 변화의 3개 층은 모두 각각의 방식으로 중요하고 유용하다.
하지만 문제는 변화의 방향이다.
첫 번째 방향은 변화의 맨 바깥쪽인 결과부터 시작한다. 이를 ‘결과 중심의 습관’이라고 한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결과 중심의 습관을 형성하려고 한다는 사실이다. '날씬해지고 싶어'라는 결과(목표)를 정하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이 해야 할 행동만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목표는 자신을 계속 움직이게 하는 믿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두 번째 방향은 가장 안쪽의 정체성부터 시작한다. 즉 정체성, 나는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변화부터 시작하는 방향이다. 이를 '정체성 중심의 습관’이라고 한다.
중요한 사실은 이렇게 정체성 중심의 습관에서 시작해야 오래 습관을 지속할 수 있고 변화에 성공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인간은 나에게 적합하지 않은 행동은 오래 유지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일은 나답지 않아'라고 되 뇌이며 우리 뇌는 저항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믿음, 정체성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습관을 바꾸기란 무척이나 어렵다. 곁눈질하여 남들이 세운 멋지고 거창한 목표를 카피하든 또는 몇 시간 고민 후에 내가 당장 급하게 원하는 목표와 계획을 세웠지만 정체성의 변화가 없다면 공든 탑이 다시 무너지는 허무함을 다시 경험한다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따라서 자신이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진정한 변화란 정체성 변화에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
한 직장인이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술과 담배로 해소하다 보니 체중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걷기도 힘들고 숨쉬기도 힘들어졌다. 특히 점심을 먹고 회사 책상에 앉아서 일하려고 할 때마다 허리 벨트가 뚱뚱해진 배를 눌러서 숨 쉬기도 힘들고 불편해졌다. 숨쉬기가 힘드니 다리를 왼쪽으로 꼬았다가 오른쪽으로 꼬았다가 하며 자주 자세를 바꾸다 보니 허리도 아프고 업무도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체중 감량을 위해 운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체중 5Kg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나는 무엇에 가치를 두고 있는가?’ 그리고 그는 다음과 같이 그의 정체성을 수립했다. ‘나는 자기 관리가 뛰어나며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 사람이다’
그리고 그는 체중 5Kg을 줄이기로 목표를 세우고 매일 아침 출근하기 전에 30분 동안 조깅을 하기로 결심했다. 이렇게 매일 조깅을 하며 운동하는 습관을 실천하는 날이 늘어 갈수록 그는 스스로 ‘나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 사람이다’라는 믿음이 점차 강화되기 시작했다.
처음 조깅을 시작 할 때만 해도 이 믿음은 한 줄기 바람에도 흔들릴만큼 나약했다. 하지만 이 믿음은 매일 습관을 실천하면서 점차 강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횃불로 커지게 된 것이다.
즉 '나는 이런 유형의 사람이다'라는 믿음이 반복되는 습관을 통해 강화되면서 이 믿음과 조깅이란 행동이 일치하기 시작했다. 나의 어떤 행동과 나의 정체성이 일치할 때 그 행동을 지속적으로 반복할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해외영업 팀에서 근무하는 박 대리가 ‘나는 조직에서 성장하려고 늘 노력하는 공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정체성을 수립한 뒤에 ‘영어회화 공부’를 한다면 이 습관은 오래 지속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박 대리가 과장으로 진급하기 위해 영어 점수가 필요해서 영어회화 공부를 단기적 목표로 삼고 실천한다면 이 공부 습관은 승진 발표 이후에도 지속될 확률은 떨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정체성의 수립 없이 단지 승진이란 목표 때문에 영어 공부를 했기 때문이다. 즉 목표가 사라지니 영어 공부라는 행동을 지속할 이유도 함께 사라졌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어린 시절 습관을 통해 정체성을 수립해 나갈 수 있다. 나의 큰 딸은 초등학교 4학년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아빠인 나와 함께 <아이 습관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약 3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습관을 실천해 오고 있다. 그리고 2018년에는 2년 동안의 습관 기록을 모아서 <우리 아이 작은 습관>이란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물론 고비도 있었다. 은율이가 습관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힘들고 지친 날은 습관을 하기 싫다고 짜증을 낸 날도 종종 있었다. 학원이 늦게 끝난 날, 친구들과 생일 파티를 하거나 가족 여행을 다녀와서 피곤한 날, 깜박하고 일찍 잠들어 버린 날, 이런 날들엔 습관을 놓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엄마 아빠의 격려와 피드백으로 습관을 놓친 날은 있어도 놓친 날이 2일 이상 지속되는 날은 없었다.
최근에 은율이는 정말 오랜만에 엄마와 함께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다. 4박 5일 동안 긴 여행이었다. 아빠인 나는 회사에서 중요한 보고가 있어서 함께 가지는 못해서 아쉬웠다. 내심 긴 여행 중에 습관을 까먹고 못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은율이가 여행에서 돌아온 후 습관 계획표(아래 141주 차 습관 계획표 참조)를살펴 보니 모두 성공했다고 표기를 해 놓은 것이다.
그래서 기쁜 마음에 은율이에게 물었다. “은율아 여행 중에도 습관을 빼먹지 않고 실천했네~기특한걸~” 그랬더니 은율이가 이렇게 대답했다. “아빠, 난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아이야. 나하고의 약속은 지켜야지”
그렇다. 은율이는 ‘나는 포기하지 않는 아이, 약속을 지키는 아이’라는 정체성이 수립이 된 아이로 성장해 가고 있는 것이다. 습관 초기엔 절대 이렇게 성장할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매일매일 습관을 실천하면서 작은 성공의 증거들이 쌓이다 보니 어느 순간 약속을 지키고 포기하지 않는 아이라는 스스로의 믿음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대한민국 보통 사람들을 위한 <습관홈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나도 정체성 변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왔다. 습관홈트 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게 오리엔테이션 할 때마다 습관 목록 선정할 때 직업적 개인적 꿈과 연결해야 오래 지속할 수 있다고 조언해 오고 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의 꿈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살아오는 듯하다. 습관홈트 프로그램 참가자들 중 70~80%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선명한 목표가 없었다. 그렇다 보니 습관 여행을 시작하는 출발선에서부터 막막해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쉽게 접근하도록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공유한 적이 있었다.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내가 원하는 목표를 찾는 방법]
0. ‘연간 목표를 작성하는 이유’ 제목의 카페 게시글을 정성스럽게 읽는다. https://cafe.naver.com/habittogether/376
1. 하얀 종이 2장과 연필을 준비한다.
2. 준비한 첫 번째 종이 위에 현재 나의 모습 중 불만족스러운 행동, 부족한 점을 나타내는 문장 5가지를 적는다. (예를 들어, 1. 뚱뚱하다 2. 영어가 늘 제자리다 3. 돈이 없다 4. 게으르다 5. 정리를 못한다 등)
3. 현재 나의 불만족스러운 모습을 나타내는 문장 5개를 천천히 읽으면서 그 옆에 나란히 이를 해결하게 되면 기대되는 미래의 모습을 나타내는 문장 5개를 적는다. (예를 들면, 1. 날씬해졌다 2. 외국인과 영어로 막힘 없이 대화를 한다 3. 종잣돈 1억 모았다 4. 새벽에 기상하여 책을 읽는다 5. 기상하자마자 침구를 정리한다 등)
4. 3번에서 선택한 5가지 문장 중 당장 1년 안에 하고 싶고 우선순위가 높은 1가지 목표를 정한다.
5. 어렵게 엄선한 1가지 목표를 2번째 하얀 종이 위에 정성스럽게 옮겨 적는다.
6. 이 1가지 목표를 1년 동안 달성하기 위해 매일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목표 밑에 3가지 핵심 행동을 적는다.(예) 조깅하기, 영어회화 공부하기, 부동산 투자 공부하기, 새벽 5시 기상하기, 침대 정리하기 등)
7. 함께하는 습관 연구소 게시판에 첨부된 양식(연간 목표 및 습관 목록)을 열어 작성 방법을 읽고 그 원칙에 따라 작성한다.
8. (잘 이해가 안 된다면) 함께하는 습관 연구소 카페 게시글 중 다른 참가자들이 작성한 연간 목표 및 습관 목록을 1~2개 읽어 본다.
9. 카페에 나의 연간 목표 및 습관 목록을 포스팅한다.
10. 포스팅한 연간 목표 및 습관 목록에 대하여 습관 조력자(이범용)가 댓글로 제공하는 피드백을 읽고 피드백에 따라 다음 단계를 진행한다.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난 한 가지 중요한 실수를 했다.
이 실수는 아들러 심리학 공부를 하기 전까지는 실수라고 깨닫지도 못하고 살아왔다. 꿈은 이렇게 임시방편으로 쉽게 날치기로 만들어지는 공산품이 아니다. 한 땀 한 땀 내 정성과 노력이 스며든 수제품이어야 한다. 그래야 습관을 오래 지속할 수 있고 세상이 내준 삶의 5대 과제들, 일 사랑 인간관계 자아 영성의 과제를 즐겁고 행복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속성으로 재빠르게 만든 꿈이나 목표는 그만큼 습관 초반부터 많은 열정과 에너지, ‘나는 할 수 있다. 아자~아자!’처럼 과도한 열정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의지력이 쿠크다스처럼 연약한 우리를 금세 지치게 만든다. 특히 죽음의 계곡이라고 내가 이름 붙인 습관 시작 후 60~90일 사이 찾아오는 '내가 왜 이 힘든 짓을 하고 있지?'란 우리 뇌가 던진 질문에 답을 못하고 멈칫거리게 만든다.
그리고 우리 뇌가 덫을 놓은 자기 합리화란 늪에 빠져 결국 포기하고 만다. 이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뇌가 질문한 '내가 왜 이 힘들고 지루한 습관을 계속 실천하고 있지? 옆집 철수네 아빠는 맨날 편히 놀고 자고 TV만 보며 잘 만 사는 것 같던데'라는 자괴감이 드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바로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답은 나의 꿈 목표가 핏빛처럼 뚜렷할 때만 가능한 것이다.
물론 내가 지금 부족한 것을 알고 갖기 원하는 것을 적으면서 단기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도 나쁜 시작은 아니다. 거기서 출발은 해도 좋다.
하지만 죽음의 계곡에 다다르기 전에 1~2개월 안에 나의 진정한 꿈을 찾기 위한 고민을 한 후 연간 목표도 수정하고 그에 따른 습관 목록도 바꿔야 한다. 그렇게 습관 목록을 재점검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알 수 있을까?
#2부에서는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란 주제에 관하여 설명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