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보이즈 미니 7집 리뷰
잔뜩 부풀어버린 진한 분홍색 풍선껌.
사랑에 이제 막 빠진 소년의 마음을 묘사했다는 앨범의 소개글처럼, 전반적으로 사랑스럽고 장난스러운 무드가 돋보이는 앨범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한 분홍색이라고 묘사한 이유가 있다면, 더보이즈 특유의 장난기 섞인 음악들이지만 묵직한 베이스로 약간의 무게감을 두었기 때문이다.
타이틀곡 whisper는 비눗방울이 터지는 것 같은 독특한 신스 소리, 몽환적인 느낌을 더하는 벨 소리, 그리고 강렬한 무게감을 주는 베이스가 합쳐져 더보이즈만의 사랑 노래를 완성한다. 개인적으로는 벌스의 장난기 있는 멤버들의 가창과 신스 소리가 가장 마음에 들고, 프리코러스에서 베이스가 빠지며 몽환적이면서도 청량한 느낌을 더하는 것이 좋았다. 다만, 2절 벌스에서 벨 소리와 베이스가 강조되는 부분은 노래의 전체적 무드와는 살짝 뜨는 듯한 느낌이 있어 아쉬운 마음도 있다.
타이틀곡을 제하고 추천할만한 곡에 대해서 고민을 해봤는데, 개인적 취향을 반영하자면 단연 5번 트랙 Survive The Night이 되겠다. 시원하면서도 아련한 느낌을 더하는 일렉기타 리프와 무게감 있는 베이스, 전반적으로 얇은 미성의 더보이즈 멤버들의 보컬들이 어우러져 늦여름 밤에 딱 어울리는 시원한 곡이 되었다.
그럼에도 개인 취향을 덜어내고, 음악적 완성도만을 두고 생각해보자면 아무래도 2번 트랙 Bump & Love가 될 것이다. 세게 울리는 베이스와 드럼 소리, 특유의 신디사이저 소리가 어우러져 더보이즈만의 사랑 노래를 완성한다. 어두운 베이스, 장난기 있는 신디사이저 소리의 조합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썩 반갑지만은 않지만, 그럼에도 동시에 그 감정에 대해 미묘하게 기대하게 되는 화자의 심경을 완벽하게 표현해낸다. 몽환적이면서도 매혹적인 트랙이라고 생각한다.
추천한 두 곡을 제하고도 전반적으로 수록곡의 퀄리티가 굉장히 준수하다. 게다가 해외 팬덤을 겨냥했다기보단 국내 팬덤의 니즈라고 할 수 있는 청량하고 대중적인 느낌의 사운드와 가까운 트랙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뮤직비디오의 비주얼적인 면도 실제로 그러하다. 분홍색을 주 테마로, 하늘색을 부차적 컬러로 설정한 뮤직비디오는 청량하면서도 키치한 느낌으로 무장하고 있다. 최근 국내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키치한 감성과 더보이즈의 자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멤버들의 만화 같은 '미모'를 극대화하고자 한 것 같다.
아무래도 매버릭과 해외 투어를 연달아 진행하며 빠져나간 국내 팬덤을 되찾아 오고자한 시도로 읽힌다. 강한 컨셉과 해외 투어를 통해 해외 팬덤을 유입했으니 이제는 국내 팬덤을 살펴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순서가 바뀌어 이 걸출한 앨범을 먼저, 해외 투어는 그 뒤로 미뤄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지울 수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