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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보 Aug 19. 2022

BlackPink - Pink Venom

pre-release single

블랙핑크의 블랙 같은 앨범이다.


처음에 가장 먼저 귀에 들어오는 것은 아무래도 국악기 리프와 강하게 울리는 베이스 음일 것으로 예상된다. 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강렬하게 울리는 베이스, 곡의 포인트가 되는 악기 리프, 드롭되는 코러스의 챈트까지. 그간 블랙핑크가 보여왔던 수많은 음악들이 쉽게 연상되는 곡이다. 처음 티저가 떴을 때부터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별로 새롭지는 않다.


곡의 퀄리티는 당연히 준수하다. 나는 그걸 말하는 게 아니다. 국악기와 힙합 장르의 조화, 매력적인 멤버들까지, 사실 블랙핑크가 아니라면 누가 이정도 퀄리티의 음악을 만들어내겠는가?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신선함의 부재이다.


곡만 그런가? 뮤직비디오 연출도 그렇다. 국악기와 힙합의 조화는 이미 crazy over you에서, 한국풍 의상은 이미 how you like that에서 보인 바가 있고, 베이지 톤과 스모키 메이크업의 조화, 올드 스쿨 힙합 풍의 의상은 지난 블랙핑크 뮤직비디오에서 셀 수도 없이 봐왔다. 전반적으로 블랙을 주 테마로 사용한듯한 강렬한 영상미도 아름답긴 하지만 역시나 우리는 이런 뮤직비디오를 kill this love, 뚜두뚜두에서도 확인한 바 있다.


블랙핑크의 전작들을 아는 누구라도, 음 그냥 블랙핑크 노래이군. 싶을만한 노래다. 그래서 선공개 싱글로는 썩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별로 기대되지 않으니까. 선공개 싱글은 곧 발매될 앨범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려야 한다. 이번엔 어떤 컨셉인지, 어떤 톤의 노래를 하는지 알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pink venom은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블랙핑크가 블랙핑크하겠군', '노래 좋네'의 감상이 끝이다.


그럼에도 pink venom이 무가치하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역시나 프로듀서 테디가 뽑아내는 사운드는 여전히 세련되고, 과거 블랙핑크의 전작들보다 훨씬 더 연마되고 절제된 사운드처럼 들린다. Kill this love나 뚜두뚜두에 실망했던 청자들은 아마 무슨 뜻인지 이해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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