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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보 Nov 17. 2022

Billboard Hot 100 : 22.11.19

 테일러 스위프트, 드레이크, 셀레나 고메즈 외

빌보드 차트가 재밌다고 느껴본 게 얼마만인지. 이번주 빌보드 차트는 두 대형 가수의 기싸움으로 요약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드레이크는 21 savage와 함께 한 앨범 Her Loss의 총 8곡을 모두 탑텐에 올렸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빌보드 탑텐을 새 앨범 곡으로 꽉 채운지 고작 2주만이다. 드레이크의 지난 경이로운 기록을 보다보면 드레이크의 음악이 대체 어떤 매력이 있는 건지 궁금하게 만든달까. 힙합 장르의 매력을 도무지 느끼지 못하는 내게 있어서는 일종의 학문의 영역으로도 느껴진다. 대체로 힙합 음악은 빠르게 상승세를 타고 빠르게 차트에서 내려가는 양상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레이크와 같은 대형 아티스트의 곡들이라면 더 오래 차트에 머무는 경향이 있지만...

그럼에도 1위는 여전히 테일러 스위프트. 후술하겠지만 흥미로운 지점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댄스팝을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에, 10위의 unholy가 굳건히 버텨주는 게 가장 기분 좋다.


다른 장르에 대해서 역시 음악적으로 장황한 감상평을 남길 수 있을 만큼의 지식이 있는 건 아니지만, 힙합에 대해서는 더더욱이나 무지하다. 기껏해봐야 이 트랙이 붐뱁인지, 트랩인지 간신히 구분하는 정도라고나 할까. 정통 힙합 장르의 경우라면 음악적으로 다채로운 구성이 필요치 않고 간단한 비트와 랩핑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도 아마 사운드적으로 할만 한 이야기가 없는 이유가 될 것이다. 힙합 장르에 대해 이토록이나 장황한 서론을 늘어놓는 이유는 결국 드레이크의 음악에 대해 내가 별로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2위에 오른 Rich Flex의 경우는 나레이션으로 시작해 21 savage의 벌스가 이어지다 드레이크의 심플한 싱잉랩을 기준으로 비트가 완전히 변환된다. 좀 더 투박한 느낌이 강했던 1절보다는 2절이 피아노 기반의 멜로디와 드레이크 특유의 목소리가 겹치면서 조금은 날카로워지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마 이 정도가 내가 이 곡을 음악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전부가 아닐까. 믹스팝이 만연해진 케이팝 시장의 입장에서 보자면 솔직히 전환이 아주 매끄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예상치 못한 사운드 두 개가 섞인 것도 아니라서 대단히 유의미한 곡은 아니라고 느낀달까...이들의 가사나 플로우, 랩핑 스타일을 제발 나도 잘 알고 이들이 얼마나 걸출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건지 이해하고 싶다.

3위의 Major Distribution 역시 피아노를 시작으로 잔잔한 싱잉랩으로 인트로를 채우지만, 그 뒤의 비트는 전통적인 트랩 비트가 이어진다. 이런 장르나 곡의 무드 변화가 2, 3위 곡의 가장 큰 특징이다. 정말 깊은 인내심을 가지고 전 앨범을 들어봤지만 이 앨범에 대해 남길 수 있는 나의 최선은 이정도다. 힙합이나 드레이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좋게 들을만한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솔직히 이주의 빌보드 차트가 재밌던 건, 음악보다도 사족과 가십에 가까운 이유에서다. 팝 리스너들이라면 테일러스위프트와 드레이크 간 기싸움이 제일 재밌지 않았을까? 테일러는 드레이크에게 빌보드 200과 핫 백 동시 1위라는 타이틀을 또 주기 싫었던 걸까? 테일러 스위프트는 전례 없는 리믹스 파티를 보여줬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발매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리믹스를 많이 냈던 적이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이번 리믹스들은 드레이크를 겨냥한 공격임이 분명해보인다. 그덕에 테일러 스위프트가 여전히 핫백 1위에 올랐다. 드레이크는 이에 약이 잔뜩 오른듯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만 이모티콘으로 가렸다. 분명 내 기억엔 드레이크와 테일러가 사이가 나쁜 가수들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미국 가수들 인간관계는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것 같다. (이해할 순 없음)




나머지 빌보드 차트 순위에 대해 살펴보자면, 아무래도 드레이크와 21의 콜라보 앨범 전체가 핫 백에 오르다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곡들은 순위가 하락했고, 새로 데뷔한 곡도 찾기가 어렵다. 드레이크와 21의 곡을 제외하고, 그나마 새로 데뷔한 곡들에 대해 살펴보자.


53위의 Die For You가 데뷔했다. Joji의 새 앨범 SMITHEREENS의 세 번째 트랙이다. 몽환적이고 잔잔한 중심 피아노 멜로디와 간주와 아웃트로의 신디사이저가 포인트가 되는 다운 템포의 발라드곡이다. 특히 피아노 사운드와 몽환적인 이펙트가 이 곡의 차분하면서도 매력적인 사운드를 완성시키고,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심심하지 않게 킥을 준다고 생각한다. 자정 이후의 생각이 많은 밤에 절실한 곡이라고나 할까. 개인적으로는 곡의 구성도 벌스 - 프리코러스 - 코러스 라는 전형적 구성을 갖고 있어서 한국인에게 더욱 친숙하게 들릴 거 같다. 코러스에서 조금 다운되는 곡의 분위기도 마음에 든다.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볼만한 곡이라고 생각한다.


83위에는 셀레나 고메즈의 My Mind & Me가 올랐다. 셀레나의 새로운 싱글로, 프리코러스까지는 피아노만 등장해 매우 심플하게 곡을 이끌어간다. 그러다 코러스에서 기타와 베이스가 추가되고, 셀레나 특유의 감정을 터뜨리는 묘사가 등장한다. 벌스의 피아노의 메인 멜로디와 셀레나의 속삭이는듯한 목소리가 잘 어울리는 차분한 느린 템포의 발라드곡이다. 공교롭게도 새로 데뷔한 두 곡이 모두 발라드곡인지라 아무래도 연말이 물씬 다가왔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마지막 코러스 후의 디브릿지의 보컬 음성들도 좋았다. 하지만 셀레나의 기존 음악이나 타 음악들과 비교해 대단히 새로운 시도는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셀레나의 전작, lose you to love me를 좋아했다면야 이 곡도 당연히 마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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