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낯선 사람들
얼마나 아름다운 문구인가. 단번에 마음을 빼앗아 갔다. 바로 입소했다. 그리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한 박자 늦춰 보는 지혜를 얻었다. 너무 강렬한 경험은 다른 것을 가리나 보다. 그것만큼 좋아 보이지 않는 것. 그래서 마음의 휴식은 그 방법이 최고인 줄 아는 것, 그랬었다. 백팔 배를 넘어 만팔백 배가 주는 뿌듯함을 무엇으로 대신할 것인가. 중년에 들어서며 쪼그라들던 꿈과 희망을 되살려주었다. 그랬었다. 절 체험과 피정을 겹쳐 놓고 싶었을 것이다. 피정도 그랬으면 하는.
30%쯤의 졸음과 함께 버스가 움직였다. 마이크가 울린다. 인솔자가 몇 가지 사항을 안내한다.
‘술 챙겨 간 사람 있나요? 기도 많이 하세요. 숙소는 5인 1실입니다. 등등’
‘그런 곳까지 술을 가져가는 사람도 있나?’
깜박 잠이 들었나 보다. 창밖을 보니 시골길을 달리고 있다. 나무에 검은 글씨로 쓴 이정표가 보인다. 묵 1리, 화살표가 위쪽으로 묵2리를 가리킨다. 버스는 천천히 오른쪽 굽은 도로를 돌아간다. 잠깐 사이에 첩첩산중으로 바뀐다. 잠깐 산모퉁이를 돌아섰을 뿐인데 산골 마을이 나왔다. 길은 골짜기 끝까지 포장되어 있었다. 산 중턱에 공터가 만들어져 있고 건물과 주차장이 보였다. 조금 올라왔을 뿐인데 산 아래가 까마득히 내려다보인다. 버스가 멈추고 가방을 챙겨 내렸다. 내리면서 1박 2일을 함께 할 사람들을 훑어봤다. 울긋불긋 등산복 차림, 60대 자매님들이 대부분이었다. 남자들은 열 명이 채 안 되겠다. 눈인사를 나누며 접수대로 모여들었다. 목걸이 이름표를 받아 걸었다. 이름표 뒤에 이틀간의 분임과 숙소가 쓰여 있다. 7조, 101호. 가방을 앞세워 숙소로 갔다. 문 앞에 4명의 명단이 붙어 있다. 방문을 여니 낡고 오래된 단체방 특유의 냄새가 코에 닿는다. 101호실을 사용할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 왔다. 힐긋거리며 들어오는 사람, 두리번거리며 들어오는 사람. 낯선 사람, 낯선 자리. 낯섦은 편치 않다. 이런 분위기, 쭈뼛거리며 서로 먼저 주어진 환경에 우위를 점하려는 기 싸움. 대개는 개방적인 성향이 이기지만. 나와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한 사람, 두어 살쯤 많아 보이는 이, 열 살은 아래로 보이는 젊은이 하나. 원래는 다섯 명이었는데 한 사람이 신청을 취소해 이 방은 네 명이란다. 앉아 있으면 알맞을 크기의 방에 다섯 명씩이나 자게 해 놨다. 어정쩡하게 자리를 잡아 벽에 기대어 앉아 있는데 강당으로 모이라는 방송이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