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장남
장남이 그랬다. 아버지에게 그랬었다. 100개의 말 중 두어 개만을 말했었다. 그것도 최대로 잡아서. 왜 그랬을까? 유약하다는 것 외에는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사람은 때때로 엉뚱한 것에서 그리움이 싹트나 보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생겨나면서 큰아들에 대한 엉뚱함도 나타났나 보다. 엉뚱함이 뭐냐고? 나는 아버지에게 말하지 못했지만 너는 말해라. 망설이지 말고 네 생각을 말해.
장남과 큰아들 사이의 몇 가지 사건이 그렇게 만들었나 보다. 사건이랄 것까지 없다. 연습 없이 아버지가 된 결과였을까. 장남은 자신의 유약함이 싫었다. 싫어요. 안 돼요. 못해요를 못한 유약함이 싫었다. 인간은 묘한 시각을 갖고 있다.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는. 거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한없이 신중해야 해. 신중함과 우유부단함이 같다는 것을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 알게 되었는지. 그 우유부단함으로 인한 폐해 또한 얼마나 많은 것임도. 장남은 큰아들에게 신중함을 강요했을까 우유부단함을 주문했을까? 주문한 대로 나왔는데 네가 주문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고 외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부모는 자식이 자신과 닮은 부분에 얼마나 자부심을 품게 될까? 자신과 같기를 원할까 다르기를 바랄까?
묘약은 가까이에 있었다. 아버지를 없애면 장남이 있다. 나를 없애면 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