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전거 Ⅰ
내년에 중학생이 된다.
학교까지 시오리 길이다.
아버지는 입학 선물로 자전거를 사 오셨다.
통학용이라고 하셨다.
자전거를 탈 줄 모르시어 십 리 삼기천 둑길 따라 끌고 오셨다. 살구꽃이 눈처럼 날리던 4월에 자전거가 생겼다. 친구들과 골목을 쏘다니다 들어오니 마당에 자전거가 세워져 있었다. 마당에 들어서기 전에 알았다. 대나무 울타리 사이로 낯선 물건, 우리 집에 없던, 자전거가 보인 것이다. 어제 일처럼 기억한다. 마당 가 감나무 아래 서 있었다. 번쩍번쩍 빛나는 새것은 아니었지만 거의 새 자전거였다. 동네에서 자전거를 갖게 된 몇 안 되는 행복이 온 것이다. 나중에 든 생각이지만 입학 선물이었다기보다 아침마다 버스비 주는 것이 귀찮아서 사주지 않았나 싶다. 어쨌든 좋았다. 그날 저녁부터 자전거를 주행했냐고? 그렇지 않다. 세워 놓은 자전거 위에 올라 페달을 밟았을 뿐이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하천 둑에 매어 놓은 염소 끌어오고, 여물을 썰어 쇠죽을 끓였다. 그러고 나서 부리나케 자전거한테 달려갔다. 타는 법을 가르쳐 주는 사람은 없었다. 혼자 배워야 했다. 마을이 완만한 4부 능선에 있다. 윗등까지 자전거를 끌고 올라갔다. 페달에 한 발을 걸치고 두 손 가득 앞뒤 브레이크에 손을 얹으면 준비 끝이다. 발 한 번 굴리지 않고 마을 아래까지 내려왔다. 올라갔다 내려오기를 반복했다. 골목에 사람이 나타나면 울려주는 찌르릉찌르릉 소리도 좋았다. 친구들의 부러움, 콧속을 파고드는 저녁밥 짓는 냄새도 좋았다.
그날도 가방을 마루에 던져 놓기 바쁘게 망태를 들고 나갔다.
자전거를 만나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꼴망태 매고 염소 끌고 오는 요령은 진즉 터득했다. 염소 몰아넣고, 망태 벗어 던지고를 동시에 했다. 그리고 자전거를 끌고 나왔다. 낮은 담장 너머 꼬마전구가 유난히 빛났다. 어둠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밤 짐승보다 어둠에 익숙해져 갔다. 튀어나온 돌부리도 피해 핸들을 돌릴 수 있다.
그날 밤도 즐거운 드라이빙을 꿈꾸며 끌고 나왔다. 벌써 세 번 내려왔다. 한 번만 더 타고 가자. 긴장했는지 팔다리가 아프다. 좀 쉬었다 탈까. 다리 깨 가로등 아래 자전거를 세웠다. 안장 한 번 쓰다듬고 위풍당당하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둠 속에 누군가 보아주면 좋다. 돌무더기에 앉았다. 달빛에 반짝이는 자전거가 자랑스러웠다. 사실 조금 크다. 의자를 완전히 내려도 발이 닿지 않는다. 그래도 좋다. 사랑을 듬뿍 담아 바라보는데 자전거가 재촉한다. 주인님, 다시 한번 달려요. 그래, 다시 한번 신나게, 한 몸이 되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