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11. 오해

by 재학

친구의 고향은 바닷가이면서 농사를 짓는 조그마한 어촌이란다.

어업과 농사를 짓는 사람의 비율이 반반이라고 했다. 주변 서너 개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이 읍내에 하나 있는 중학교에 간다. 친구도 당연히 읍내 중학교 진학을 했다. 아이들은 십여 리 넘는 길을 대부분 자전거를 타고 다녔단다. 그 중학교를 졸업하면 옆으로 붙어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인 시골이었다. 중학교에는 서너 개의 초등학교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이런 분위기는 고등학교까지 이어진 것 같다.


자전거를 밟으며 신나게 다니는 친구의 명랑 쾌활함이 고등학교 형들 눈에 띄었나 보다. 싹싹하고 말 잘 듣는 동생이 예뻐서라기보다 심부름 역할로 찍었을 것이다. 형들은 친구에게 여러 가지 특권을 줬다. 만화방에서 얼굴 화끈거리게 만드는 그림도 보여 주고, 심부름으로 사다 준 담배 맛도 알게 해 주었다. 형들이 그들만큼이나 불량스러운 여자아이들과 어울려 바닷가 소나무밭에서 술을 마실 때면 망도 봐주었다. 달콤함에 형들이 한 편이라는 착각에 빠질 즈음 거절하지 못할 제안을 받았다. 형들의 용돈으로 팔려나갈 자전거를 옮겨다 주는 일, 형들의 자전거인 줄 알았단다.


“야, 문구점 앞에 자전거 있을 건데 그것 좀 갖고 와라.”


그렇게 해서 친구는 자전거 절도범이 되었다.

중학교 3학년 때였다. 하나밖에 없는 고등학교를 자전거 절도범이 다닐 수는 없었을 것이다. 친구는 그렇게 고향을 떠났다.

“내가 그런 것이 아니었어.”

꺼 억 꺽 트림인지 울음인지 친구는 계속 울부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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