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짐발이
통 네 개를 실었다.
처음이다. 통은 손잡이만큼 아랫부분이 패여 있어 올려놓으면 아귀가 딱 맞는다. 사장이 손수 실어 줬다. 두 통을 놓고 그 위에 한 통씩 쌓았다. 그리고 고무 밧줄을 걸쳐 묶었다. 다 되었다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말 없는 대답을 하고 핸들을 움켜쥐었다. 순간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난 운동 신경이 없는데. 사장의 무표정한 얼굴이 어른거렸다. 자존심이 못하겠다는 말을 막는다. 허리를 안장에 붙이고 지지대를 발로 차 밀었다. 바퀴가 반동을 주며 도로에 앉는다. 어서 빨리 달리자고 안달한다. 이제 물러설 수 없다. 두 손 가득 힘을 주며 밀었다. 흔들흔들 요동을 친다. 가느다란 두 팔이 부들부들 떨린다. 허리에 바싹 붙였다. 흔들림이 멈춘다. 속력을 붙여 달리다 올라타야 한다. 그때까지 사장이 붙잡고 있을 것이다. 양동상회까지 붙잡아 주지 않을 것이다. 가보자. 가다가 도로에 팽개치더라도 일단 출발하자. 오기와 각오로 출발한 짐발이는 벌써 몇 개인가 신호를 건너고 있었다. 신호등에 걸리면 흔들흔들 묘기 부리듯 멈출 듯하다 그냥 통과했다.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다. 이제 멈춘다면 자력 출발이 불가능하다. 누군가 밀어주어야 했다. 양동상회까지 끌고 갈 수는 없다. 멈추면…. 하루가 걸릴 것이며, 양동상회는 사장에게 전화할 것이고, 빨리 갖다주지 않는다고 화를 낼 것이다. 무표정하게 쳐다볼 사장의 얼굴이 떠오른다. 끌고 갈 수는 없다. 어떤 상황에서도 짐발이는 멈출 수 없다.
멀다. 너무 멀다.
두 번째 난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교통량이 많은 교차로에 진입하고 있다. 시외버스 터미널 앞이다. 이곳은 언제나 복잡했다. 몇 개의 도로가 이 로터리로 이어진다. 신호등도 없다. 진입 차량 우선 따위는 없다. 기수의 짐발이가 우선이다. 빵 빵빵 소리가 난 것 같다. 누군가의 고함이 들리는 같다. 짐발이가 피하는 것이 아니라 도로의 차들이 기수를 피하느라 바빴다. 그들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어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페달 밟는 발이 바빠질수록 소란스러움은 더 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