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병

(아빠 29세)

by 재학

가장 무서운 병은?

게으름 아닐까 싶다.

퇴근하고 달려와 우성이랑 놀 때만큼 행복한 시간이 있을까?


아무것 안 해도 좋다.

옹알이와 고집이 늘었지만 함께 있는 것이 행복하다.

책을 읽어 주면 좋아한다.

하루 종일 읽을 때도 있다.

안고 누워 TV 보다 둘 다 스르르 잠이 든다.

움직이면 깰까 봐 그대로, 엄마가 올 때까지 그 자세다.

덕분에 책은 까마득히 잊었다.

겨우 신문 뒤적이는 것이 전부.

조그마한 책상을 하나 들여놓자.

그러면 책상에 앉는 시간을 갖지 않을까?

1991. 12. 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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