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개인적으로...분노로 읽기 힘들었던 책이다.
이 책은 일기가 아니다. 기록이다.
난 일기로 읽었다.
왜란 전의 상황과 왜란 동안의 일을 기록했고, 후일에 지침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우리 역사에서 임진왜란만큼 끔찍한 재앙도 없다.
길지 않은 시간에 나라 안의 주요 거점이 무너졌고, 조선 팔도가 완벽에 가까운 파괴를 겪었다. 백성들의 삶은 처참했다. 충분한 반성과 후회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100년이 안되어 또 다시 치욕의 병자호란을 겪는다.
좀 더 치열하지 못했음을, 각고의 반성이 없었음을 개인의 삶에 비추며 읽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세상은 변화의 연속이다.
변화를 이끌어 가면 좋겠지만,
능동적이면 좋겠지만,
댓가를 치루려 그랬나 보다.
일본은 일찌감치 서양 문물을 받아들여 상공업을 발달시켰다.
이는 곧 국가체제를 새롭게 할 수 있는 힘을 마련하는 것이다. 국가의 힘은 나라 안에 머물지 않고, 주변의, 변화되지 못한 나라를 잠식하게 된다.
개인의 삶도 마찬가지다.
5년, 10년 후에 읽어봐도 여전히 얼굴을 뜨겁게 만드는 부끄러운 과거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끝없이 발전해야 한다.
하루하루 자신을 되돌아 보고, 오늘 미진했던 부분을 내일 다시 하지 않으리라는 각오,
자신과 가족에게 더 나은 삶을 보장하리라는 명철한 의식이 없다면...
후회의 삶이 된다.
일기는 그런 것이다.
더 나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자신의 반성 자료이다.
난, 그런 면에서 징비록을 일기로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