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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M Jun 27. 2023

일기를

8. 우석 일기

글은 그 사람의 생각, 삶의 방식과 관점을 알 수 있다.

그가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무엇에 우선순위를 두는지를 알 수 있다.

 당연히 성격대로 쓰고, 성격이 나타난다.     


1.우석 일기는 명쾌하다.     


옳고 그름이, 경중이 분명하다.

분석력과 종합적인 시야를 갖고 있다. 

이는 주관이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주관은 때론 상대방이 힘든 방향으로 작용한다. 어쨌든 자기 발적 측면에서는 좋다. 

둘의 균형은 본인의 역량에 달려 있다. 

타고난 재능에 더하여, 자신보다 나은 사람과의 대화, 많은 독서가, 나은 역량을 만든다. 

읽고, 명상하고, 쓰는 일련의 행동이 더 나은 사람을 만든다.      

  

오늘은 기분 ×여다.

왜냐면 나쁘니깡. 나쁘당.


이유.   형 뜨메

2003. 10. 2. 1요일 (초등학교 2학년)  

          

2.우석 일기는 주장하는 글이다.      


글에 자신의 생각을 입히려면 생각이 있어야 한다.

일이 일어난 원인과 예상되는 결과가 그려져야 한다. 이러한 과정 없는 주장은 억지로 느껴진다. 

공감을 주는 주장은 나도 저런 상황에서는 저럴 거라는 합리적인 동의를 받기 때문이다.    


제목 : 내가 만약 여자라면     


내가 여자라면 장난꾸러기였을 것이다.

왜냐면 엄마 화장품도 발라 보고,

화장품을 없질렀을 때 시치미를 때고 그냥 갔을 것이다.     

그리고 학교에서 예들한테 장난도 많이 걸겄이다.

그치만 난 지금 남자라서 더 좋다.

소변 볼 때 편하고,

군대도 가니까이다.

2004. 3. 19 금 (초등학교 3학년)    


3.우석 일기는 주제가 있다.    

 

이는 목표 설정과 관계있다.     

일기를 시작하는 저학년 아이들 일기의 특징이 나열이 많다.

아침에 일어났다. 밥 먹었다. 학교 갔다. 학원 갔다.…

시간의 이동이든 장소든 나열하는 일기를 쓴다.


이를 수정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기장을 앞에 놓고,

생각의 시간을 갖는 거다.

잠깐이면 된다.

오늘 하루 어땠지?

가장 즐거웠던 일은?

짜증나게 하거나 힘들었던 일은?     

인간의 심리는 즐거움보다 그렇지 않은 것을 먼저 찾는 다고 한다.

즐겁지 않는 기억을 굳이 막을 필요는 없다.

원인을 찾고 해결점을 찾아갈 수 있다.     

당연히 즐거운 경험과 기억을 떠올리고, 회상하고 기록하는 것이 좋다.


일기장을 펼치고, 

연필을 만지작거리며,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몇 번의 연습이면 주제 있는 일기를 쓸 수 있다.    


오늘도 미니카를 못 쌌다.

난 그냥 용돈을 모아서 엄마 아빠가 원하는 걸 살거다. (나 휴(효)자지?)

그리고 엄마 차 1돼, 아빠 차 1돼 씩 사 줄거다.

그리고 3층 집 1채 사고,

핸드폰 4개 살거다.

그레서 아빠 1개, 엄마 1개, 나 1개, 형아 1개를 줄거다.

그리고 로봇 4대 살거다.

그리고 회사도 사고,

마당도 사고,

개도 길일거다.

2002. 9. 21 토 (초등학교 1학년)  

  

4.우석 일기는 쓰는 사람 시선이다.    

 

누군가 읽어 달라고, 검사를 받기 위해, 과제물 일기가 아니다.

일기가 친구가 되었다.

내 일기 내 맘대로 쓴다.

때로는 일기장이 넘치도록, 또 때로는 서너 줄만 써도 부족함이 없다.    


오늘은 영국에 갔던 형아 한테 전화를 했다.

형아는 전화를 받자마자 이러게 말했다.

야, 노바렙이 몇이야

라고 말했다.

실망했다.

그리고 바고 엄마를 박까 달라고 했다.

그래도 형아가 안 괴로퍼서 좋다.

그래도 형아가 었쓰니까 심심하다.

그래도 안 놀리고 좋다.

그래도 형아가 었으니까 너무 너무 심심하다.

그래도 정민이랑 논다.

그게 더 재미있다.

2002. 5. 15 (초등학교 1학년)   

     

5.우석이 일기는 따뜻하다.     


누구나 사랑과 봉사를 생각할 수 있다.

실천은 다음의 문제다.

그 사람의 마음이다. 가슴이다.

인간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이 부분은 타고나는 거라고 생각한다.),

작은 도움의 손길 한 번 내밀지 못한다.     


오늘은 학교에서 소풍을 갔다.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정상에서 재미있었다.

그리고 올 때 밤송이를 축구공으로 했다.

그리고 밤송이를 가져가서 까려고 하는데 못가져가게 했다.

그래서 축구공으로 쓴거다.

그리고 올 때도 축구공으로 썼다.

그리고 올 때 다람쥐를 봤다.

그리고 다람쥐 입에 도토리가 있었다.

그래서 귀여웠다.

그래서 그 동안 모았던 도토리를 좃다.

2002. 9. 2 월 (초등학교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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