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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Opinion 수필

테스형

강한 자

by S 재학

싸워야 할 가장 큰 적은 바로 우리들 자신 속에 있다.

세르반테스


1. 게으름

난 게으르다.

오늘 할 일 오늘 하는 경우 드물다. 닥쳐서 한다고 하지? 그걸 좋아한다. 미루고 미루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때, 그때 부랴부랴 하는 것, 그 방법을 좋아(?) 한다. 발등에 불 떨어져 얼굴이 벌개지도록 흥분되서 마무리 한다.

이거? 효과 있다. 가끔은.


게으름 고치려 부단히 노력했다.

포스트 잇에 써 놓고 떼어내면서 해도, 다이어리에 번호 매겨가면서 해도 내일로, 다음날로 미루어 지는 것 어찌할 수 없다.

천성이 그런가 보다.

이 병만 고쳤어도 내 인생 달라졌을 거다.


참, 오늘 일 오늘 하는 것 있다.

‘일기’쓰기다.

웬만한 천재지변이지 않는 한 쓴다. 1년에 한 권씩 48권째 모으고 있다.(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썼다.)

요즘은 이것도 편법이 생겼다. 어제 일기를 오늘 오전에 쓰는 것.

괜찮다. 기억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

물론 생생한 감정이 담겨지지는 않는다. 사실 위주로 기록한다.

게으름이 가져온 영향이다.


벌써 3주째 이러고 있다.

실손보험 청구다.

28만여원이면 적은 돈 아닌데.

내일은 꼭 해야지. 그래, 내일 하자. 꼭!

그러면서 넘어간 돈이 얼마인지…


가장 강한 자,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라 했다.


2. 편견

‘그 사람이 그렇지 뭐.’

라는 말 속에는

‘기대 안한다.’

‘기대 안한 값을 했다.’

‘그럴 줄 알았다. 그러니 그의 실수는 실수가 아니라 그가 갖고 있는 실력이다.’

라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편견 속에 살고 있나?

편견인 줄 모르고 사는 경우가 더 많다.

외모, 지역, 학벌, 종교, 신념과 사상.

심지어 옷차림에도 편견을 찾으려 발버둥 친다.


내가 편견을 갖으면 이익은 다른 이가 본다는 것이 문제다.

즉, 편견은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보다 주어진, 누군가 필요에 의하여 만들어 낸 것이 더 많다. 따라서 나의 편견으로 내가 아닌 다른 이가 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다.

비극이다.


굳게 믿고 있는 신념이 손해를 가져다 주는 줄 모르는 것이 비극이다.(그럴수록 더더욱 붙들어 매고 있다.)

굳건한 신념이라고 착각해야 편하다. 스스로를 합리화시켜야 덜 슬프기 때문이다.

다른 이의 노예가 되고 싶거든 한쪽 눈을 가리고 살면 된다.

귀가 얇으면 금상첨화다.

책을 한 권이라도 읽었다면 고맙다.

신문 하나 보고 세상을 다 본 것처럼 말하지 마라.

유트브?

세상에 그거 한 편 보고 전문가 되었다고 착각하는 사람 있을까? (설마…)


3. 허영

비싼 옷, 자동차가 허영인 줄 알았다.

맞다.

분수에 과한 소비는 허영이다.


진짜 허영은 마음에 있음을…


‘이고 진 저 늙은이 짐 벗어 날 주어’

나이도 서러운데 짐까지 앞뒤로 지고 있다.

측은지심이 발동할 줄 알았다.(ㅠㅠ)

나에게 짐을 옮길까봐 조바심 내는 자신을 보며,

영원히 젊을 줄 아는 이 마음이 허영이지!

난 도움의 손길 필요 없는 삶을 살 줄 아는 이 마음이 허영이다.


헛된 마음의 낭비가 삶을 갉아 먹는다.

참회록이냐고?

반성이다.


지난 추석 연휴 어머니께 짜증 내고 하는 처절한 반성이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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