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IM May 23. 2024

더 해주는

복합어 때문에.

국어 시간이다.

8단원 아는 것과 새롭게 안 것

오늘 차시는 ‘낱말의 짜임을 알 수 있다.’


수업은 탐구활동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학생들이 평소 자주 사용하는 낱말을 찾아 그 낱말의 짜임을 살펴보고 분류할 것이다. ‘말 잘하는’ 아이들의 언어 습관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무엇보다 낱말의 짜임을 이해하고, 만들어 봄으로써 언어가 생성하고 진화하는 원리, 생활에서 창의적인 언어 표현으로 발전되기를 바라며 수업을 보았다.


     

학생들은 평소 사용하는 말을 낱말카드로 만들어 나열하고, 나누면 뜻이 사라지는 낱말과 살아 있는 낱말로 나누고, 단일어, 복합어로 분류하였다. 학생의 활동과 교사의 설명, 짝 활동, 모둠 활동이 이어지면서 수업은 복합어에 대한, 낱말을 만드는 과정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산+딸기=산딸기. 애+호박=애호박. 방울+토마토=방울토마토. 손+수건=손수건...’

    

‘복합어의 특징을 찾아 봅시다.’


글자 수가 많다는 유치한(알면서 하는) 대답부터 교사가 원하는 수준의 대답까지 나왔다.

유능한 교사는 아이들의 말을 모아 정리할 차례다.

     

‘역시 우리 반은 천재들이야. 앞에 있는, 산, 애, 방울, 손은 ‘뜻을 더 해주는 낱말’이고, 뒤에 딸기, 호박, 토마토, 수건은 ‘뜻이 있는 낱말’이네요.’

      

복합어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이해한 표정이 역력하다.

낱말의 짜임을 이해했으니 이젠 언어를 만들 차례다.

몇 개의 예시가 걸리고, 짝과 함께 찾아보는 활동이 시작되었다.          


 ‘야, 그건 아냐’

 ‘왜 안돼? 아·이·스 더하기 아·메·리·카·노’

 ‘선생님 아아가 왜 안되나요?’

 ‘그건 줄임말 신조어네.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지 찾아볼까?’

     

민지가 동석이에게 빽 소리를 친다.


 ‘그런 말이 어딨어?’

 ‘뭔데 그러니?’

 ‘’애‘가 들어간 말을 찾으랬더니...애미래요.’

     

그 뒤로도 더 노잼, 맛점 등등 10대 특유의 줄임말, 사투리가 들어간 말까지 이어지고, 선생님과 국어사전의 도움, 치열한(?) 토론을 거치며 ‘창의적인 언어활동’의 기초를 만들어 갔다.


이 단원을 학습하면서 학생들은 어휘력을 신장시킬 것이다. 그리고 주어, 목적어, 서술어가 모두 들어간 문장을 만들어 보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도 쓸 것이다. 물론 ‘글을 쓸 때에도 지켜야 할 윤리가 있음’을 공부하며 토론도 할 것이다.


         

학생들은 언어도 뜻을 ‘더 해주는’ 낱말이 있음을 알기에, (하물며) 친구 사이에 사랑과 우정, 신뢰와 배려를 ‘더 해주어야’ 함을 알까?

     

민지는 동석이가 ‘더 해주는’ 유머 감각을 알기에 목소리와 표정이 달랐을 것이다.

서아가 국어사전 찾기에 힘들어할 때 재형이가 도와준 것은, 재형이는 사랑과 배려를 ‘더 해 주어야’ 함을 알기에 그렇게 했을 것이다.


     

이 아이들 ‘더 해주는’ 아이들이다.




          

단일어-쪼갤 수 없는 낱말

복합어-쪼갤 수 있는 낱말

합성어-어근과 어근이 결합한 말. 논밭, 김밥

파생어-어근과 접사가 결합한 말. 풋사과, 일꾼 (지도서 p.p301)

매거진의 이전글 그대 그리고 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