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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M Nov 25. 2024

쓰는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

성인도 그렇다.

일기를 쓴다는 것은 다른 친구보다 한 과목을 더 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아주 중요한 과목을 스스로 하는 것입니다.

      

1. 일기는 학습에 필요한 요소를 두루 만들어 줍니다. 문법과 문해력을 키워 줍니다. 글을 쓰면서 논리성을 만들어 줍니다. 일기를 쓰기 위해서 시간 관리도 합니다.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가 계산을 잘하기 위한 것만이 아닌 것처럼 일기를 쓰는 이유가 글씨 연습을 위한 것만이 아닙니다.

      

2. 저는 일기를 초등학교 4학년 때인 1973년부터 써 오고 있습니다. 일기를 써서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한두 개로 이거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일기가 주는 장점이 아주 많기 때문입니다. 먼저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입니다. 어떠한 주제를 주더라도 A4 서너 장쯤은 쉽게 쓸 수 있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매일 다른 주제로 50년 동안 글을 쓴다면 글솜씨가 늘 수밖에 없습니다. 주제를 보는 순간 서론 본론 결론이 그려집니다. 오랜 일기 쓰기가 준 결과입니다.

      

3. 문법과 어휘력이 약하거든 일기를 써 보세요. 조사 하나로 의미가 바뀌는 말이 많습니다.

‘엄마와 요리했다.’

‘엄마가 요리했다.’

‘와’를 사용하면 엄마와 함께입니다. 반면에 ‘가’를 사용하면 엄마 혼자입니다.

     

4. 일기는 시간 관리입니다. 시간을 장악한 사람이 성공합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일기를 과목처럼 취급합니다. 머릿속의 시간을 구체화해 실천력을 높이려 하기 때문입니다. 학교 시간표에 나와 있지는 않지만 일기를 중요 과목으로 대합니다.

      

5. 일기를 쓰는 학생과 쓰지 않는 학생은 차이가 있습니다. 이렇게 비유하겠습니다. 낯선 길을 가는데 GPS가 잘 작동하는 내비게이션을 장착한 자동차와 그렇지 않은 자동차를 타고 가는 것과 같다. 가야 할 길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 시간 배분도 하고, 주변 풍경도 즐기면서 갈 것입니다.

      

6. 마찬가지입니다. 교실에서 만나는 아이 중 산만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수업 시간은 다가오는데 책상에 전 시간 교과서가 그대로 있습니다. 수업 중에도 예습이 되어 있지 않은 학습으로 진도를 따라 오는 데 애를 먹습니다. 일기를 쓴다는 것은 준비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생활에 대한 준비, 학습에 대한 준비를 높이는 것입니다.


7. 언제부터인가 매스컴에서 교육 뉴스 중에 어휘력 관련 소식이 많습니다. 사건의 시발점이라고 했더니 선생님이 욕을 한다고 했다거나, 두발 자유화를 말하니 두 다리로 알아들었다는 둥. 현장에서 예전과 다름을 실감합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모집 공고를 어디에 있는 공고냐고 묻는다지요? 아이들이 문장제 문제에서 문장이 조금만 길어도 읽는 것을 포기합니다. 

‘토마토 3개가 빨갛게 익었다. 남은 2개도 빨리 익었으면 좋겠다. 드디어 토마토 5개가 모두 익었다.…’ 몇 개의 문장이 이어지면 결국은 이해 못하거나 읽는 것을 포기합니다. 스마트폰, 디지털 매체, 짧은 영상 중심의 콘텐츠를 과도하게 접하면 어휘력과 이해력 발달이 어렵습니다. 거기에 독서 부족도 한몫합니다. 일기는 하루 한 번 글쓰기입니다. 어휘력 부족을 메꿔줄 훌륭한 학습입니다.

     

8. 기억의 측면에서도 일기가 주는 효과가 큽니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에 따르면 오늘 기억한 것이 7일 후에는 0이 된답니다. 그래서 복습을 확인하고 도와주는 듀어링고 AI도 있습니다. 일기가 있다면 7년, 70년 후의 기억도 고스란히 간직합니다.

      

계절이나 학기 등 무언가 바뀔 때 변화를 주기 좋습니다. 차가운 기온이 피부에 닿으면 감성적으로 된다고 하지요. 그 기운을 쓰기로, 일기로 승화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난중일기를 읽고 한산대첩 현장을 답사했다. (24.11.20~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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