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11.아내

by 재학

퇴근해 집에 오니 언제나처럼 아내 미정은 강아지 초코를 안고 맞아 준다. 초코가 상일을 보고 미정의 품을 벗어 나려 발버둥 친다. 받아 앉은 상일의 얼굴을 핥으며 반가움을 나타냈다. 상일이 식탁에 앉는 것을 기다려 미정이 조심스럽게 말을 붙여 왔다. 저녁을 준비하는데 느닷없이 사장이 와서 아무런 설명 없이 비행기 표가 든 봉투를 놓고 갔단다. 상원이 미정을 형수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 미정도 상원을 사장이라고 불렀다. 서로 외면도 무시도 아닌 상태로 최소한의 인척 관계만 유지했다. 상원이 미정과 마주하는 일은 드물다. 그런 상원이 일부러 들렀다는 말을 듣는 순간 짐작이 갔다. 집에 들른 상원은 앞뒤 설명 없이 여행을 다녀오라고 했단다. 상원이 어떻게 말했을지 보지 않아도 안다. 상대방의 기분이나 상황은 고려하지 않는다. 덤비듯이 퍼붓듯이 뱉어 버린다. 미정에게도 그랬을 것이다. 상원이 두고 간 비행기 표의 의미는 명확했다. 위로금이다. 그래도 형이라고 직접 가져왔을 것이다. 제 딴에는 한다고 한 행동이다. 저녁을 먹으면서 상일은 미정에게 말하고 싶은 조바심을 눌렸다. 회사를 그만둬야 할 것 같다고.

입속에 맴도는 말을 삼키며 밥을 씹는데 미정이 먼저 말한다.

“당신이 먼저 그만둔다고 말하세요.”

“왜 내가 힘들어 보여? 걱정하지 마, 언제든지 내가 그만둔다고 할 때 그만둘 거야.”

“...”

“사장 성격 알잖아요. 그래도 참고 참아 이렇게 했을 거예요. 상처받는 말 듣지 말고 당신이 먼저 말하세요.”

“...”

“희수 때문에 그러세요?”

“희수 학비 요량은 해 놨잖아.”

“그거 하나면 됐어요.”

동탄에 상가 하나를 마련해 놨다. 그것을 말하는 것이다.

“...”

“얼른 식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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