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술은 새 부대에

새 달에는 새 마음으로

by 구우

내가 어떤 일을 할까 말까 혹은 이걸 할까 저걸 할까를 고민할 때 선택의 기준은 지금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 인 경우가 많다. 어쩌면 이것이 지금까지 나를 이끌어 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매일이 느리게나마 어긋남 없이 걸림 없이 굴러나갈 때에는 느끼지 못한다. 한 번 아프거나,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힘들거나, 숙취가 심하거나, 싸웠거나 혼냈거나 하는 날엔 별 대단한 것도 없었던 일상이 부담으로 훅훅 다가온다.




울면서, 진짜 눈물을 흘리지는 않지만 아무튼 울면서 넘어져 가면서 어쨌든 주저앉으면 안되니까 하루를 이틀을 해치운 후 겨우 겨우 일상의 궤도에 올라오면 그제서야 한숨을 돌리기는 커녕




대충 살고 싶다.. 격렬하게 대충 살고 싶다.. 라는 마음만 남는다. 바로 지금 말이다.




아까 뉴스 잠깐 보는데 유튜브에 누가 쉽게 돈 버는 법을 올려 놓았고 거기에 혹해 피해를 본 사람이 많다고 나왔다. 댓글을 보니 편하고 쉽게 돈 버는 법이라는 건 세상에 없는데 그걸 알고도 속는 사람이 지금도 이리 많고 수만년 후에도 존재할 것이라는 내용에 공감이 엄청나게 많았다. 쉽게 돈 버는 법이 있으면 자기만 알지 절대 남에게 공유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있었고, 진짜 쉽게 돈 버는 법은 돈이 돈을 버는 것인데 일단 그건 돈이 엄청나게 많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는 글도 있었다.




아.. 결국 나는 대충 쉽게 돈을 벌고 싶다 라는 마음이었던 걸까? 오늘의 운세나 점을 보는 사람들은 자신의 고민이 있는 부분에 와닿는 말이 있으면 훅 꽂히는데 오늘 우연히 본 뉴스 댓글에 이리 진지한 걸 보니 내 진짜 속마음은 사는 건 대충 사는데 돈은 꾸준히 벌게 되면 좋겠다 였나 보다.




내 대충 살고 싶단 건 비단 일에 관한 것만은 아니었는데.. 이것이 해결되면 만사까진 아니어도 형통이 되는 부분이 상당할 것은 자명하나 새 달의 첫날인 오늘 날씨도 선선한데 이렇게 시작해서는 안 되겠다는 것도 자명하다.




하자. 지금 할 수 있는 것 부터. 할 일 하나 하고 조금 놀고 또 할 일 하나 하고 하다 보면 하루 해가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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