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육아하기 힘든 계절
그런데 여름은 해마다 길어지지..
나는 밤에 잠을 푹 자지 못한다. 언제부터 그랬을까? 꿈은 원체 안 꾸는 날이 없고 하나만 꾸는 날도 없어 그려려니 한다. 아니, 그것도 실은 그러려니가 안 된다. 잠자는 내내 꿈을 꾼 건 아니겠지만 아침에 멍하니 있다 보면 내가 잠을 자긴 잔 건가, 종일 깨어 있는 기분이 들곤 한다.
언제부터 새벽에 잘 깼는지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임신하고 나서이다. 말해 뭐해.. 그러다 아기 낳았지.. 말해 뭐야. 두 말 하면 입 아프다.
정리하자면 나는 원래 잘 때 꿈을 많이 꾸고 새벽에 곧잘 깨곤 하는데 임신과 출산 후 그게 더 심해졌다.. 는 건데,
여름 추가요..
정확히는 여름 밤 에어컨 틀어놓고 잘 때이다. 잘 때 에어컨을 켜는 나날을 해마다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그러니 이젠 여름에 어쩌다, 가 아닌 것이다. 이 부분은 나만 유별난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28도에 맞춰 놓고 선풍기를 회전을 시켜놓고 잔다. 자다가 추워서 깬다. 우선 선풍기를 끈다. 다시 자다가 일어나 에어컨도 끈다. 다시 더운 기분이 들면 선풍기를 틀거나 에어컨을 튼다. 몇 번 반복하다 보면 동이 튼다.
꺼짐 예약을 해 놓고 자도 사정은 비슷하다. 추워서 깨던 걸 더워서 깨는 것만 다를 뿐이다. 이 난리통에 내가 제일 자주 깨고 남편이 한 번씩 깨는 것 같다. 우리 두 아이들이 세상 모르고 잘 자는 것이 고마울 따름이다.
여름은 사계절 중에 하나일 뿐이고 한여름 조금만 견디면 낮에는 더워도 아침 밤으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 그렇게 남은 여름을 버틸 수 있었다. 너무 더울 때는 집에서 에어컨을 틀어놓고 있어도 기운이 쭉쭉 빠질 때가 많다. 1년에 8월 한 달은 버리는 셈 치고 살고 있었는데 이젠 그렇게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수준이 된 것 같다.
잠 잘 자고 배 안 고프면 나도 성격 좋은 사람인데.. 하여 요새는 세상 못됐다. 몬땠다. 못된 짓을 매일 보는 아이들에게 하는 것 같아서 매일 미안하다. 가을방학이 있으면 좋겠다. 같이 산으로 들로 놀러 다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