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우 Aug 26. 2022

즐거운 금요일

불금에 뭘 해야 잘 놀았다고 소문이 날까

'빌 커닝햄'은 거리 패션의 창시자로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거리에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을 많이 찍었다고 한다. 어째 요즘 세상에 앞의 문장은 도촬의 이미지가 물씬 풍기지만 1929년생인 그가 살았던 시대는 지금과 달랐을 것이고 그가 찍은 사진을 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다. 자연스럽고 환하게 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많으니 말이다.





빌 커닝햄이 매일 사진을 찍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라는 질문이 있었다. 이러이러한 이유로 매일 사진을 찍었습니다 라고 명시적으로 책에 나와 있지는 않다. 하여 아이들은 이 질문에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명시적으로 나와 있지 않음에도 질문이 있다는 건 내가 빌 커닝햄이 되어 생각을 해 보라는 뜻일까? 나도 그 비슷하게 물어보기는 했다. 그러고 책을 들춰 보았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아 까먹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기쁨을 주는 일? 이런 느낌의 문장이 굵게 적혀 있었다. 이 문장이 답인가? 그렇다면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거나 무의미하게 느껴졌는데 매일 거리에 나가 사람들의 개성있는 패션을 사진에 담으며 즐거움과 기쁨을 느꼈다는 소리일게다. 그렇다면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다는 걸 먼저 이야기 해야 하는데...





초 1에게는 어렵다! 나는 먼저 물어보았다. 지금은 방학이지만 말이야, 학교에 다닐 때 매일 일어나면 학교에 가고 마치면 학원에 가고 집에 오잖아? 그걸 매일 하잖아? 하니 네. 하고 대답한다. 그치? 재밌어? 하고 물으니 네. 한다.





네. 한다.





아이고 ㅎㅎㅎㅎㅎㅎ 매일 매일이 재밌다잖아. 나는 그래서, 웃으면서, 그래 빌 커닝햄도 매일 매일이 재미있는데 사람들의 특징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찍으니 더 기분이 좋았대. 매일 다른 사람들이 매일 다른 옷을 입고 거리를 다니잖아 그게 좋았나봐. 라며 이야기를 해 주었다.





맞다. 저이는 1학년이라 그렇다 쳐도 우리집 어린이들 3,4학년들도 각 과목에 따른 공부에 애로사항이 꽃필 뿐이지 학교에 가는 자체로는 지겹다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나도 저만할 때 그랬을까? 그랬겠지? 기억도 안 난다. 나는 주말만을 향해 폭주기관차처럼 달리고 싶으나 달팽이처럼 기어 하루를 보낸다. 이렇게 쓰고 보니 소중하게 맞이하게 되는 금요일이다.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은 나도 매일매일이 재밌다. 불금이니 달려야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