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마음에 처방약

하루 1분 안고 있기

by 구우

<나의 해방 일지> 마지막 회를 설거지를 하면서 보는데 마지막 부분에 주인공의 대사를 듣다가 아.. 했다.



마음속에 사랑밖에 없어

그래서 느낄 게 사랑밖에 없어



주인공이 세상 사랑 가득한 미소를 짓는데 나는 마음이 먹먹해지는 기분이었다. 나도 그러고 싶다. 나도 마음에 사랑만 넣어놓고 싶다. 내 마음엔 미움이 많아서 자꾸 미움만 느껴지나?





맞다. 비약이다. 그냥 우는 소리가 하고 싶어서 그랬다. 늘 마음속에 머릿속에 마음을 생각을 넣어두려 한다. 어느 날에는 <모모> 책에서 본 '이유가 있을 게다'였다. 상비약처럼 응급약처럼 챙겨보는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도 비슷하다. 이유가 있을 거라는 말. 그럼 적어도 보이는 대로 판단하면 안 되는구나 하고 새로이 다질 수 있어서.





요즘엔 측은지심이다. 측은지심이었다라고 과거형으로 바꿔야겠다. 잘 지켜진 날에는 현재형이고 못 지킨 날에는 과거형이다.





나는 욕심이 많은가? 맞다.

나는 변덕이 심한가? 맞다.

이유가 있는가? 그 이유가 다른 이에게도 이해가 될지는 모르겠다.

그 성질머리가 누구에게 향하는가? 내 가족에게로 향한다.

타당했는가? 타당은 하나 늘 정도가 과하다.

끝이 어떤가? 늘 후회하고 늘 내가 잘못이구나 하는 자책으로 끝난다.

그 기분은 어떤가? 매우 드럽다 라는 답을 정해놓고 만든 질문인데 쓰고 보니 한숨이 나며 답을 바꿔야겠다.

그 기분은 어떤가? 끝이란 게 있을까 하는 한숨이 난다.

타개할 방법이 있는가? 방법이야 있다. 늘 반복이라 문제다.





쓰다 보니 생각났다. 하루에 1분씩 끌어안고 있기로 했는데 그걸 못했다. 못한 지 너무 오래되었다. 아니 실은 정해놓고 몇 번 못했다. 시험 삼아 타이머를 켜서 1분 동안 안고 있어 봤는데 생각보다 길었다. 아이들에게 건네는 말에 다정함과 관심이란 게 도통 없는 것 같아서 네 엄마는 사실 너희를 사랑해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궁여지책으로 해 본 건데 오히려 내가 얻는 게 더 많았다. 충전되는 기분이었다. 뭐가 더 필요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맞네. 그걸 못했네.





다시 해야지. 그럼 다음 글은 이렇게 못나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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