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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원택 Jun 29. 2016

1.3.7 직원 의식과 시스템이 좌우한다

HACCP 시설은 예산이 아닌 직원 전문성, 프로세스, 시스템이 좌우한다

 오래전에 식품안전 정밀진단 프로젝트로 전국에 산재된 여러 공장을 평가하고 나서 매우 당혹한 적이 있었다. 


 평가했던 공장들은 몇 년 전에 지은 것부터 30년 전에 지어진 공장이 섞여 있어서 시설 수준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평가결과를 분석하고 정작 당혹스러웠던 것은 시설이 아닌 다른 것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공장이 매년 정기적으로 시설 개보수를 할 때마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때문이었다. 


 대표적 예를 들면 정기적 개보수 때 사용한 천정 자재이었다. 이미 식품안전은 물론 산업보건안전에도 문제가 있어서 금지된 자재를 사용하였다. 여기서 더 놀라운 것은 품질부서 담당자는 천장 공사에 사용한 자재가 부적합하다고 알고 있었고, 생산이나 공무부서 직원 역시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해마다  잘못된 재질을 추가로 설치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재발 방지하기 위해서 TFT를 구성했다. TFT를 구성할 때에 품질, 생산, 공무뿐만 아니라 시설 공사를 실제 수행하는 협력업체 직원까지 포함시켰다. 이들과 함께 HACCP 시설에 대한 이해하기부터 시작해서 와 이러한 시설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이러한 시설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이용해야 하고, 어떤 재질을 사용해야 하며, 어떤 식으로 시공해야 하는 것이 좋은지를 심도 있게 교육하고 토론했다. 


 TFT를 구성하고 초기에는 참여한 직원들이 다양한 시각과 입장을 피력하였다. 누구나 좋고 비싼 재질을 쓰고 싶다는 냉소주의, 아무리 좋아도 비싼 재질을 사용하면 연말 성과평가 때 손해라는 이기주의, 그동안 공무원도 지적하지 않았는데 굳이 왜 문제를 일으키냐는 대외의존적 사대주의, 또는 너무 잘난 척하는 것이 아니냐는 무조건 반대주의 등 각양각색이었다. 


 몇 달동안 시설기준의 의미, 목적 및 기술적 요건을 반복해서 설명하고, 토론하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TFT에 참여한 직원들이 시설기준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더 나아가 시설기준을 왜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필요성까지 정확하게 알게 된 부터는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활동에 속도가 붙게 되었다. 

 제일 먼저 한 것은 참여한 모든 공장에 적용할 수 있는 ‘시설 가이드라인’을 사내 표준으로 제정하는 것이었다. 적용 범위는 회사뿐만 아니라 협력업체까지 포함시키고, 주요 내용으로는 공장에서 개보수 또는 증축할 때에 지켜야 할 최소한의 요건, 재질, 시공방법 등을 정했다. 

 그 이후 시설 가이드라인을 각 공장이 준수할 수 있도록 전파 교육을 하고, 시설 공사의 주요 추진 단계별로 핵심 관리사항을 사내 결재 시스템에 반영함으로써 내부 프로세스로 안착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시설 관리는 정해진 표준과 시스템에 의하여 체계화될 것이다. 그간 반복되었던 문제점, 관행을 묵인하거나 모른 체하는 일 또한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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