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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원택 Aug 02. 2016

1.4.2 HACCP는 사람 중심의 인본주의이다

사례 : 쾌청 그리고 흐림. 두 수산물 회사의 맑음과 흐림

맑음. 인천 수산물 회사 


 2000년 초로 기억한다. 인천에 있는 수산물 회사는 규모는 작지만 경영자의 열정이나 노력은 다른 어떤 회사보다 매우 높았다. 


 하지만 HACCP를 추진하다가 어려운 문제점에 봉착했다. 현장에 들어갈 때 손을 세척하고, 위생복을 점검하고, 머리카락을 위생모 속으로 넣는 것부터 청결구역 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 등 현장위생수칙을 교육하면 할수록 현장 종사자 반발은 예상을 뒤엎을 정도로 강했다.

 

 교육을 실시하고 현장 적용을 시작하면서부터는 “과거에 없던 것을 왜 해야 하죠?”, “힘들어서 못 다니겠어요.”라는 항의가 표면화되었다. 그러고 실제로 이직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사장은 고민하다가 현장 종사자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고참 생산반장과 같이 HACCP 우수업체 전국 투어를 하기로 결정했다. 사장이 손수 운전하여 부산에 있는 수산물 공장을 방문하기도 하고, 방문 허락을 받기 위해서 몇 번이고 전화로 사정하는 등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생산반장에게 한 달에 한 번 정도 다른 수산물 HACCP 회사를 방문하여 직접 보고 느끼는 기회를 갖게 했다. 


 방문 횟수가 증가할수록 생산반장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반장이 현장 실천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HACCP 도입의 당위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 후부터 현장 종사자들이 위생규정을 지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1년 뒤 정부 HACCP를 인증받았고, 새로운 종사자가 들어오면 별다른 교육이 없이도 기존 종사자가 하는 것을 보고 손을 소독하고 개인위생을 지키고 작업장 위생준칙을 지킬 정도로 현장화가 잘 되었다. 몇 년 뒤 매출이 크게 증가하여 공장을 확장하였다.

 

흐림. 서울 수산물 회사 


 서울에 소재한 수산물 회사는 식품을 전공한 직원 한 명을 영입하여 HACCP 인증에 필요한 각종 규정, 기준서를 작성하게 했다. 심사 때도 그 직원이 전적으로 대응하여 인증을 받았다. HACCP 인증서를 받은 덕분에 학교급식 납품 매출이 증가하여 상당한 이익을 보았다.

 

 그러나 HACCP 업무를 혼자서 담당하던 직원이 회사를 그만 두자 사장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당장 선행요건관리나 HACCP 관리에 대하여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던 것이었다. 법으로 정해진 정부의 사후관리는 곧 다가오는데 회사 내에 심사를 받을 사람이 없는 것이었다. 결국 그 회사는 정부의 사후관리에서 많은 지적을 받았다. 


 그 이후에도 어렵게 구한 HACCP 담당자가 자주 이직하여 사장이 여기 저기에 HACCP 담당자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하였고, 매년 심사 때마다 노심초사하였다. 최근에는 소식이 없다. 들리는 소문에는 공장 문을 닫았다는 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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