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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원택 Oct 23. 2016

2.6.4 건강한 종사자와 세척·소독은 안전의 시작이다

종사자 복장은 깨끗하게 유지

 식품안전 관리의 혁신은 식품 종사자의 의식 혁신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이러한 의식과 깊은 관계를 갖고 있는 것이 복장이다. 군인, 경찰관 등의 제복을 생각하면 된다. 식품기업 현장에서 입는 위생복 역시 마찬가지이다. 깨끗한 위생복을 단정히 입고 작업을 임하는 것은 식품안전에서도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종사자가 입는 위생복, 위생신발, 위생장화, 위생마스크 등 개인위생복장은 실질적 위생 수준에 영향을 주지만 의식 개선이나 인식 전환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종사자가 입는 위생복 관리는 작업장 입실 전에 위생복의 청결 상태, 신발의 청결 상태, 심지어 위생복 안에 입는 옷 상태를 확인 관리하는 것을 포함한다. 위생복의 경우, 위생복에 붙은 머리카락, 이물 등을 끈끈이 또는 진공장비로 제거해야 한다. 심지어 위생복 안에 입은 스웨터의 털실이 식품에 떨어져 이물로 신고될 수도 있기 때문에 종사자가 입는 옷의 형태, 재질도 확인하기도 한다.

  

  위생 복장과 관련해서 현장에서 자주 접하는 문제점의 원인인 토시가 있다. 포장공정, 선별공정 등의 공정에서 위생복 소매 밖에 토시를 착용하고 일하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하다 보면 종사자가 착용한 토시가 손을 움직일 때마다 공정품이나 제품을 닿을 때가 있다. 무균처리된 토시라고 하더라도 시간이 경과됨에 따라 토시에 묻은 식품이 부패, 변질 또는 미생물 증식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상태에서 토시가 제품에 닿으면 미생물을 접종하는 꼴이 될 수 있다. 


 종사자의 앞치마도 토시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작업의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서 종사자가 배 부분을 작업대에 밀착한 경우에는 더 문제일 수 있다. 즉, 종사자가 착용한 앞치마가 작업대에 있는 식품과 접촉할 확률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좀 다른 상황이지만 종사자의 신발도 개인위생관리와 관련된다. 작업장을 출입할 때 신발 전용 소독 패드를 밟거나 소독액이 채워진 소독조를 지나가더라도 신발 밑창을 완벽하게 세척하지 않은 상태라면 신발 밑창의 골에 박혀있는 이물이나 음식 찌꺼기는 오염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종사자 자체가 이물 혼입에 관련된다. 이물 중 가장 흔한 것이 머리카락이다. 머리카락의 경우는 위생모를 착용함으로써 어느 정도 관리되지만 위생모가 어떠한 형태이냐에 따라 머리카락 탈락 방지 효과는 다르다. 


 기본적으로 위생모는 머리카락이 밖으로 나오지 않게 충분히 감쌀 수 있는 크기, 형태여야 한다.  종사자의 머리카락이 길거나 머리숱이 많은 경우에도 머리카락을 충분히 감쌀 수 있는 크기의 위생모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절대로 위생모 밖으로 머리카락이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

 

 또한 많은 식품회사의 경우, 종사자에게 위생모를 한 개만 지급한다. 그러나 머리카락 이물이 빈번히 발생되는 경우에는 위생모를 쓰기 전에 머리망(hair net)을 먼저 착용하고, 그 위에 위생모를 쓰면 머리카락 클레임을 줄일 수 있다. 머리망이 1차적으로 머리카락의 탈락을 어느 정도 잡아주기 때문에 위생모 한 개를 쓰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위생모 형태는 주로 모자 형태와 두건 형태의 두 가지이다. 두건 형태는 일본에 수출하는 식품회사에서 주로 볼 수 있었으나 요즘은 많은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다. 두건 형태의 위생모는 하단 부분을 위생복 안으로 집어넣는 방식이므로 탈락된 머리카락이 위생복 안으로 들어가 제품에 오염될 가능성을 줄여 준다. 그러나 위생모의 관건은 종사자이다. 현장에서 하루 종일 일하는 종사자들이 쓰는 위생모라는 점을 고려해서 종사자의 편리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너무 꽉 조이거나 무거운 것은 생산성을 저하할 만큼 종사자한테 괴로움을 준다. 


 인천에 있는 한 냉동식품 공장은 위생모를 1∼2년에 한 번씩 바꾼다. 현장 종사자의 의견을 들어 가볍고, 착용감이 좋으면서 이물을 줄일 수 있는 위생모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처럼 식품회사는 종사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위생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위생모뿐만 아니라 위생복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현장 종사자가 매일 착용하는 위생모, 위생복, 위생장화, 위생장갑, 앞치마, 위생마스크는 현장 종사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위생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연구·개선해야 한다. 이에 대한 예가 될 수 있는 것이 위생 마스크이다. HACCP가 널리 확산되고 있으며, 식품안전 의식이 향상되어 감에 따라 견학을 오는 사람 역시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현장 종사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유는 오염에 예민한 식품을 다룰 때 종사자의 침이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식품회사는 마스크를 쓰고 작업하는 것이 위생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방문객, 고객사에 심적 신뢰를 주는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마스크 착용은 형식적인지 아니면 실질적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겨울철 감기에 걸리거나 기침이 심해서 마스크를 써본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아침에 마스크를 착용하면 한두 시간만 되어도 마스크가 축축해지고, 귀가 아플 정도로 무거워지고, 자신의 입 냄새로 인해서 고역스럽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한 번 마스크를 한 개씩 나눠 주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을 해야 한다고 하면 어떨 것인가? 이런 상태에서 현장 종사자들이 하루 종일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고 일을 할 것을 기대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다. 관리자가 안 보이면 종사자들은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리거나 아니면 평소에는 안 쓰다가 외부 방문이 있을 때만 이벤트용으로 착용하는 편법이 횡횡할 것이다. 따라서 마스크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강도 높은 위생관리를 해야 하는 품목이나 공정이라면 일회용 마스크를 지급해야 한다. 그것도 필요할 때 자주 교체할 수 있게 충분하게 나눠줘야 한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나지 말고 종사자가 마스크를 착용할 때 발생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꾸준한 연구를 해야 한다. 


 위생모, 위생복, 마스크 등에 못지않게 종사자의 목걸이, 귀걸이, 머리핀 그리고 주머니에 들어있는 각종 소지품을 관리해야 한다. 간단히 말해서 종사자는 일체의 소지품이나 부착물·장신구가 없이 현장을 들어가야 한다. 특히 반지를 착용한 경우는 반지와 손가락 사이를 완벽하게 세척·소독하기 어렵다. 만약 회사가 이에 대하여 특별한 해결방법을 갖고 있지 않다면 반지를 낀 종사자, 특히 맨 손작업을 하는 종사자는 현장 출입을 금지시켜야 한다. 아울러 핸드폰을 세척, 소독하여 위생적인 상태를 만들 수 없다면 핸드폰을 현장에 반입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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