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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원택 Nov 12. 2016

2.8.5 재난 대응 용수관리 매뉴얼을 만들어라

 예년과 달리 심심치 않게 슈퍼급 태풍이 몰아쳐서 상상밖의 피해를 입힌다. 기후변화를 피부로 직접 느낀다. 예상치 못한 홍수 같은 재난이 걱정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제주, 부산, 울산 지역에 몰아친 국지성 폭우는 몇 시간도 안돼서 도로, 건물을 침수시키고, 인근 하천이나 강을 범람 직전까지 몰고 갔다. 


 이제는 식품회사도 재난에 대비한 위기대응 매뉴얼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 비가 쏟아지고 몇 시간도 안돼서 작업장이 물에 잠기는 상황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식품회사 위기 대응 매뉴얼은 재난 등급, 등급별 시나리오, 비상 조직, 직원 업무분장, 행동 요령 등을 일목요연하게 규정해서 재난 발생 시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식품안전에 가장 민감한 용수의 긴급대응 부분을 포함해야 한다.

 

 국지성 호우 등을 미리 예견한 경우는 원재료 보호 조치, 생산 중단, 제품 이동 등을 취할 수 있다. 그리고 물과 관련해서는 저수조, 저수탱크, 배관, 수도꼭지 등을 완벽하게 차단, 밀폐시켜야 한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는 예상치 못한 경우가 더 많고, 피해도 더 크다. 그러므로 재난 후의 피해 최소화 및 대처에 대한 긴급대응 부분을 보다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홍수가 발생하면 각종 오염물질로 범벅이 된 흙탕물이 공장에 밀려들어온다. 공장의 건물, 기계, 원자재 등 모든 것을 뒤덮는다. 지하에 위치한 유틸리티는 물론 지하 저수조나 물탱크는 흙탕물에 잠긴다. 흙탕물이 빠지고 나면 공장은 오만 쓰레기, 병원성 미생물 등으로 다 오염된 상태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 쓰레기를 치우고, 못쓰게 된 원자재·제품 등을 들어내고, 건물·기계 등을 세척·소독할 것이다. 하지만 이때 무엇보다 제일 먼저 할 일은 물탱크나 저수조를 다 비우고 세척·소독하는 것이다. 


 물 배관 전체는 재난 이후에 새로 공급되는 깨끗하고 안전한 물로 충분히 세척하고 소독한 뒤에 사용해야 한다. 만약 배관 안에 오염물질이 들어갔다면 배관을 다 분해해서라도 완벽하게 세척 소독해야 한다. 만약에 세척 완료 후에도 냄새가 나거나 색깔을 띠고 있으면 다 제거될 때까지 열 번이라도 스무 번이라도 세척·소독해야 한다. 


 배관의 세척·소독 조치가 끝난 뒤에는 물 배관에 연결된 모든 기계들을 세척·소독해야 한다. 기계 세척은 일차적으로 진흙과 같이 더러운 것을 완전히 제거하고, 분해할 수 있는 데까지 다 분해하여 부품 하나하나를 철저하게 솔질하고 세척·소독해야 한다. 


 그리고 절대로 약품으로 냄새나 색깔을 제거할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냄새가 없어지지 않으면 교체하는 것이 낫다.

 

 이와 같이 배관, 기계 등 물 공급과 관련된 일체의 장비나 시설을 다 분해 세척하고, 완벽하게 소독해야 한다. 만약 홍수에 잠겼던 필터나 여과장치가 있다면 미련없이 다 버리고 전면 교체해야 한다. 플라스틱 호스도 마찬가지로 다 버리고 새로 사서 사용해야 한다. 


 물과 관련된 모든 배관 등을 세척·소독한 뒤에는 물의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 식품을 만드는 현장에 있는 수도꼭지에서 물을 채취하여 공인 분석기관에 검사를 맡겨서 먹는 물 수질 기준에 적합한 지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부적합하다면 물을 사용해서는 안된다.  물의 안전은 식품안전에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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