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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 연인 The Lovers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by 하치


모태솔로와 썸남썸녀들이 타로점을 볼 때 좋아하는 연인 카드가 드뎌 나왔습니다.

그런데 왠지 그림이 행복하지만은 않은 느낌적 느낌이 있는 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곳곳에 부정적인 의미가 있으니까요.


우선 연인카드의 6의 수비학적 의미는 2(여성의 수)×3(남성의 수)로 남녀의 만남을 의미합니다.


앞서 여황제 카드에서 3의 수비학적 의미는 점 세 개가 이어진 삼각형으로서 최초의 완성이자 안정된 기반을 상징한다고 했죠.

여기서는 3+3을 삼각형 두 개를 더한 모양으로 결합과 더불어 조화와 안정 질서를 의미하며, 또한 삼각형 두 개를 겹친 형태의 '다윗의 별'이며 이는 통합과 영적인 결합을 상징합니다.

다윗의 별이 가진 여러 의미(통합, 지혜, 구원, 사랑. 조화) 중에서 단연 사랑과 조화를 내세우는 카드예요.


다윗의 별


다윗의 별이란 ‘윗왕의 방패’라는 뜻을 가진 브리어 Magen David에서 비롯되었으며, 대인 그리고 대교를 상징하는 표식이다. 다윗 왕의 아들 로몬 왕은 스라엘과 대를 통합한 후 다윗의 별을 유대 왕의 문장으로 삼았다고 한다고 위키백과가 친절히 알려줍다.





반쪽만 빛나는 태양이 있고 치유의 천사 사랑의 천사인 라파엘천사가 눈을 감은 채 서로 다른 곳을 보는 남녀를 축복하는 자세로 있습니다.

여자 뒤로는 과실과 뱀이 똬리를 틔운 것으로 보아 선악과 나무라고 짐작할 수 있으며, 남성의 뒤에 있는 나무는 활활 불타는 불꽃이 핀 것으로 보아 열정과 욕망을 나타냅니다.

마치 아담과 이브가 떠오르지 않나요~


여기서 서로 나무와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리듯

서로를 갈망하면서도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어 그려져 있어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란 책이 한때 열풍이 있었듯이 남자와 여자는 근본적인 성향 차이가 있어요.

여자는 관계지향적 과정중심인데 반해 남성은 목표지향적이며 결과중심에 초점을 둡니다.

여자는 감성적이기에 좀 더 이상적인 듯 시선이 하늘을 향해 있고 남성은 남자는 당장의 사랑의 사냥감을 놓칠세라 여자를 집중해서 바라보고 있어요. 물론 여자가 이성적일 수 있고 남자가 감성적일 수 있죠. 세상엔 무궁한 성향과 성격으로 형성된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전 개인적으로 차가운 머리 뜨거운 심장을 선호하지만 심장까지 차가울 때가 많아요;;;;



6번 연인카드를 사랑하게 된다 사랑이 찾아온다는 마치 꽃잎을 하나씩 떼듯 운빨의 키워드로만 보지 말고, 결합 이전에 서로 간의 입장차이에 따른 갈등이 생길 수 있음을 예견해 깊은 대화의 필요성을 암시한다고 읽으시길 바랍니다.

연인뿐 아니라 모든 관계는 커뮤니케이션 즉 소통이 중요하거든요.

라파엘천사가 눈을 감고 있듯 어쩌면 사소한 허물정도는 눈 감아 줄 수 있는 아량이 있어야 하며 귀는 열고 입은 닫으며 상대의 마음을 경청해야 되는지도 모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 지지 않듯이 좀 더 섬세히 마음의 촉각을 열어 수용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귀 닫고 입 꾹 닫고 문 쾅 닫고 동굴골방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어 속상하신 분도 있으시겠지만 이때는 기다림이라는 미덕의 자세를 취하시면 되어요. 슬몃슬몃 사식 넣듯 입맛 돋우는 음식을 방안으로 쓱 들이시면서요.





배경에 솟아있는 불모지는 그들이 앞으로 헤쳐나가 푸르게 성장시킬 숙제거리로 볼 수 있어요.

그에 따라 두 가지 선택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마음의 결정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에고(ego)는 상황이 경험을 일으킨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마음의 선택이 상황을 결정해 그에 따라 해석이 덧붙인 경험을 하게 됩니다.

상대의 실수를 세며 앙심으로 지옥으로 끌어내릴 것인가, 아니면 상대의 온유함만을 발견하여 천국의 오솔길로 가꿀 것인가.

마음은 선택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습니다.

어때요. 함께 행복할 선택권이 당신에게 주어졌으니 다시 한번 선택하지 않으시겠습니까


프로이트는 리비도(libido) 성욕구를 우리들의 무의식의 중심 에너지로 보면서 엄마의 젖을 빠는 행위도 그에 대한 욕구로 보는 왜곡된 학설을 펼쳤지만 그의 제자인 융이 생명의 에너지로 교정하였습니다.

그에 의해 오이디푸스콤플렉스 등을 거론하는 등 부모에 대해서까지 억제된 성충동을 무리하게 확대시키며, 리비도가 성장하는 시기에 잘 발전하지 못하면 동성애나 신경증을 초래한다고 여겼어요.

프로이트가 말년에 그 리비도란 에너지를 일관되게 결론짓지 못해 우왕좌왕한 것으로 보아 인간의 무의식에 대한 자신의 죄책감을 반영시킨 게 아니었을까 싶어요.

러나 무의식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그의 학문적인 업적을 인정할 만합니다.


물론 연인 관계로 발전되기 위해선 어느 정도 성적 매력이 어필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오직 성에만 천착된 관계를 가지기도 합니다.

자신의 결핍된 부분을 메우려는 온갖 시도와 막장드라마가 펼쳐집니다.

상황에 쫓겨 쪽대본을 받는 배우처럼 반쯤 인지저하가 일어난 상태에서 열연을 펼친 들 사랑의 드라마는 내용이 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 작품성이 떨어지지요.

이처럼 저 불모지를 더 황폐하게 만들 것인가 초록의 생명으로 성장시키냐는 오직 자신의 선택에 따른 결과이기에 자신이 보는 것에 책임을 가져야 할 것이에요.


개인적으로 로맨스물을 좋아하지 않는데 막스뮐러의 「 독일인의 사랑」을 일독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사실 드라마틱한 요소도 없이 1인칭 화자인 남자와 불치병에 걸린 마리아라는 여자와의 철학적인 대화가 주가 되어, 읽을 때 지루함을 토로하는 이도 많지만 그 토론의 내용의 진정성과 순수성에 눈 밝은 이는 오히려 담백한 맛의 슴슴함에 입맛 돋워질 것입니다.

극적인 애정씬도 없지만 누구보다 호흡 잘 맞는 연인을 보게 될 거예요.

왜 자신을 사랑하냐는 마리아의 질문에 주인공 청년은 말하죠.

「왜라니요? 어린애한테 왜 태어났느냐고 물어보십시오. 꽃한테 왜 피었느냐고, 태양에게 왜 비추느냐고 물어보십시오. 나는 당신을 사랑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사랑하는 겁니다」

사랑의 신비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수용함에 사랑이 깊어지고 인간에 대한 이해도 깊어져 신에 대한 사랑마저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주는 것이 곧 받는 것라는 소유의 개념이 있습니다.

「너의 오빠라도 좋고, 너의 아버지라도 좋다, 아니 너를 위해 세상의 무엇이라도 되고 싶다」

받는 것보다 줘버려 무엇인들 이름 없는 풀이라도 상대에게 기쁨이 된다면 피우겠다는 확장된 사랑이기에 줄 수록 풍부해지는 사랑 경제개념이 있는 이 청년에게 어찌 격려를 아끼지 않을 수 있으리오. 스포는 여기까지입니다.





라파엘천사와 남자와 여자를 두고 분열된 자아를 가리킨다고도 봅니다.

남자는 표면의식을 여자는 무의식을, 천사는 초자아를 나타냅니다.

과연 우리는 분열된 존재일까요. 아니면 분열된 망상을 하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하나임으로 온쪽인 존재를 망각한 것일까요.


투사가 지각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 우리는 상대를 통해 자신을 경험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끌어당김의 법칙을 적용하지 않아도 상대를 아낌없이 사랑하게 되면 자연스레 부유해지는 내면입니다.

마음을 먹는다고 표현하듯, 사랑하는 마음을 먹으면 먹을수록 피둥 포만해지는 법입니다. 거기에 굶주림도 결핍도 없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먹듯, 선택을 밥 먹듯 해야 합니다.

사랑이냐 미움이냐를 놓고서요.

아니 사랑만을 선택하고 미움은 그저 간절한 사랑의 간청으로 여겨야 할 것입니다.


선택권은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입니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당신은 다시 선택할 수 있어요.


여기까지 연인 카드가 주는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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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창문에 트리를 장식해 12월을 통으로 크리스마스로 보내고 있습니다. ^^

삶의 잔치는 끝이 나지 않았죠

한 해 마무리 노을 지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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