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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전차 The Chariot

무의식적인 전차를 멈추는 데는 백미러가 필요해

by 하치

타로카드의 꽃미남 전차남이 나타났습니다. 오직 전쟁의 승리뿐 아니라 사랑의 승리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남자라 여성들이 흠모하는 카드이기도 합니다.


보통 7은 행운의 숫자로 통하는데, 이 카드의 수비학적 의미는 3+4로 양의 수 3과 음의 수인 4가 만나는 것. 또는 3번 여황제와 4번 황제가 만나 이루는 것. 즉 연인 다음에 나오는 카드인 것으로 보아 연인이 만나 한 가정을 이루는 의미인 동시에 두 다른 성질이 만나 '조화'롭기 위해서는 양단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이 필요함을 상징하고 있어요.





전차 카드의 대표 키워드는 '승리'임에도 곳곳에 볕이 있으면 그늘이 있듯 이중성의 상징이 있습니다.

성의 철탑은 단단함은 남성성을, 흐르는 강은 유연한 여성성을 상징합니다

어깨에 있는 상현달과 하현달은 여사제를 떠올리게 하는데, 이는 그의 내면에는 달처럼 변화무쌍하게 예민한 감수성이 있다는 것을 남성적인 단단한 갑옷과 대비시켜 '이중성'을 드러냅니다.

두 다른 색과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한 스핑크스 또한 인생의 문제와 모순과 이중성을 나타내는 상징이지요.


세계평화를 명분으로 전쟁을 합리화하는 것만큼 모순과 이중성이 드러나는 일이 있을까요.


전차남이 있는 곳은 전쟁터입니다. 승리의 월계관을 쓰기 위해 군투합니다.

하지만 전쟁에서 완벽한 승리는 없다고 하지요.

손자병법에서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무조건 이기는 것이 것이 아니고 적어도 위태롭지는 않다 (지피지기 백전불태 知彼知己, 百戰不殆)라고 합니다.

백 번 싸워서 백 번을 이긴다(百戰百勝) 하더라도 그것이 최고의 방법은 아니며 최상의 방법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일이다라고 강조하는 말을 덧붙이죠.

승리라고 해서 기쁜 게 아니라 전장의 잔해를 정리하며 민심도 수습해야 합니다.

그만큼 전쟁을 서로를 피폐시키는 소모전일 뿐임을 헛된 명분으로 함부로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됨을 강조하고 있어요.

승리 이전에 통제하고 잘 조절하는 전략과 두 대립되는 스피스크말로 상징된 힘을 조절하며 이끌어갈 수 있는 균형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전차남이 전쟁에서 승리를 하던, 남들이 볼 때 성공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이 사실은 가면에 불과합니다.

내가 세상에 투사한 것들을 나의 진짜 자아로 받아들이는 오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때 자신을 가면 없이 바라보기 위해, 즉 나의 전리품이나 성취가 곧 나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해서는 우리에게는 바보 The Fool를 초대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바보는 적어도 덧해석 없이 자신을 바라보니까요.


전차남이 달리지 않고 멈춰있는 것은 무의식적인 행동을 멈추고 의식적으로 지켜봄을 배우는 단계가 아닐까요.


그는 몸은 성인이지만 내면은 어립니다.

어쩌면 목표를 향해 맹목적으로 달리면 누군가를 짓밟고 지나갈 것입니다.

라이벌을 이기고 소송에서 이기고 누구보다 빠른 성공가도를 달리는 듯합니다.

남들의 눈에만 그림의 떡처럼 성찬으로 차려진 인생이지만 사실 허상일 뿐 자신은 빈 껍데기일 뿐이라는 무상함과 공허감을 누구보다 느낍니다.

앞만 보면 달렸다면 이제는 고삐를 늦추고 내면과 더불어 주위를 둘러봐야 한다고 전차카드는 조언합니다.


한 순간 바퀴를 가만히 멈춘 마음은 전쟁으로 평화를 얻으려 하지 습니다

그 마음은 알고 있습니다. 탐닉과 포기의 문제가 아니라 각성의 문제라는 것을.


여러분도 전차처럼 폭주하려 할 때 내면의 백미러로 자신을 바라보시면 한 순간 멈춤이 있고 바로그 자리에 고요가 있음을 자각할 것입니다.

억지로 자신을 알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억지로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정말로 아는 것입니다.


어딘가로 치달아 가슴이 폭주족일 때 읽는 카비르의 시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저쪽 언덕으로 건너가려 하는가, 내 가슴이여

여행자도 길도 없는데......

삶의 율동이, 저 언덕 어디에 있단 말인가

강물도 나룻배도 그리고 뱃사공도 없는데......

땅도, 하늘도, 그리고 시간도, 그 어느 것도 없는데......

건너가야 할 언덕도, 그리고 강물도 없는데......

여기 몸도 아니요 마음도 아니다

영혼이여, 도대체 어느 곳을 아직도 갈망하고 있는가

저 <텅 빈 것> 속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용기를 내라, 그리고 그대 자신의 육체 속으로 돌아오라.

반석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가슴이여, 내 가슴이여,

이제부터는 어느 곳으로도 가지 말라

까비르는 말한다.

「모든 관념을 멀리하라,

그리고 어서 그대 자신과 마주 서라」



ㅡㅡㅡㅡㅡㅡ


덧> 단순한 카드이기에 글이 짧습니다.

사고가 없는 평화로운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일을 만드면 일이 생기고 일을 덜면 일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일 없이, 별일 없는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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