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선

관계에 있어서 적당함이란

by 하치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세상 모든 일에는 적당한 선이 존재하기 마련이라고. 학교, 직장, 인간관계 등 모든 일에 있어서 적당한 선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 적당함이란 누가 결정짓는 것이고, 누가 판단해주는 것일까?


나는 지금부터 관계에 있어서의 적당한 선이라는 것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이 이야기를 하기까지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상 잠시나마의 끄적임으로 적당함의 기준은 '나'가 되어버리는 것이니까 말이다. 조금은 배려가 없는 글이 될 수도 있는 이야기이기에 먼저 양해를 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어려운 주제를 적어 내려 가고자 하는 이유는 최근에 자주 드는 생각들 때문이다.

내가 하는 말이 이 사람에게 적당한 말일까?


나는 글로 내 생각을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잘 쓰지는 못해도 내 생각을 표현하기에는 모자라지 않은 글솜씨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글과 말로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게 되는 경우가 많았고, 말이 칼이라는 소리도 종종 듣곤 했다. 적당한 말을 건네기보다는 가감 없는 내 생각과 감정을 이야기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당시에는 적당한 말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적당한 선이란 것 역시 존재치 않는다고 생각했다. 60억의 인구가 있으면 60억의 개성이 있듯이 각자의 판단 기준이 있고, 그 적당함을 결정짓기에는 개개인이 너무 다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 적당한 선이란 것을 찾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상대방의 기준에 있어서 '나는 지금 적절하게 행동하고 있는 것인가?' '내 말이 상처는 되지 않을까?' 혹은 '내가 너무 많은 말을 던지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들을 자주 한다.


왜 그런 생각이 자주 들게 되었나 생각해보니, 상대방을 소중히 하는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관계에 있어서 거침없이 대했던 내가 관계가 소중해지고, 이 관계를 망쳐버리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아서 변화를 생각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적당한 선이 아닌, '상대'를 중심으로 적당한 선을 찾게 되었다. 어떤 관계라도 소중함이 생기게 되면서 상대방에 마음에 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첫 시작은 관계에 있어서의 적당한 선을 맞추어 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도대체 관계에 있어서 적당한 선이라는 것은 어떻게 찾을 수 있고, 어떻게 행할 수 있을까? 생각보다 어려운 질문이다. 관계에 있어서 적당한 선이라는 것은 나의 입장에서 보면 상대방의 기준에 맞추는 것일 것이며, 상대의 입장에서 보면 나의 기준에 맞추는 것일 테니 말이다. 그렇게 서로를 관찰하고 서로에게 맞춤을 행하다 보면 어느새 합의점을 발견하게 된다. 관계에 있어서의 적당한 선이라는 것은 나와 상대의 이해를 바탕으로 쌓아지는 합의점 같은 것이며, 그 합의점이라는 적당한 선은 꽤나 힘들게 쌓아진 만큼 소중하고 멋진 것이다. 서로 많은 대화와 이해의 산물이라고 해야 할까?


관계를 맺고 있는 나와 상대방만이 정의할 수 있는 '적당함'이란 것은 퍽 멋진 일이 아닌가? 그런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는 멋진 상대가 있다는 것. 관계에 있어 적당한 선을 찾는 일은 힘들겠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 아닐까?

타협과는 다른,
이해를 넘어선 무언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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