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도 Mar 18. 2020

공연은 계속될까?

지켜내기 힘든 마음을 지켜낼  힘

오랜만에 간 콘서트에서 뜻밖의 질문을 받게 되었다. 가수가 말했다. 14년째 공연을 하면서 매일이 행복하다고. 가수 활동을 하면서 공연은 정말 항상 좋다고. 그런데 문뜩 공연을 계속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했다,


“오늘 아침 아무도 깨어나지 않는 시간부터 부지런히 신문을 배달하시는 분을 보았어요. 요즘 사람들은 종이 신문보다 더 많은 것을 스마트폰을 통해 알고 배우고 해결하죠? 그 덕분에 너무 추운 겨울 힘들고 위험하게 일하는 것은 사라지고 더 안전하고 새로운 일자리, 세상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믿어요..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손바닥보다 작은 핸드폰으로, 각자의 방에서 세상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세상에 공연도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무슨 좋은 공연 날 찬 물 끼얹는 소리인가 싶기도 하지만 정말 그곳에 그 공연을 너무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던진 질문이 아닌가 싶다. 관객들은 모두 입을 모아 그럴 리가 없다고 외쳤다. 그리고 가수는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다음 공연에서 다시, 또다시 만나자고 했다. 그리고 노래가 이어졌고. 다시 신나고 행복했다.


하지만 그 모든 흥분이 가시자 다시 생각할 정신이 돌아왔고 정말 공연이 사라져 버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시작되었다. 아니라고는 했지만, 정말 그럴까? 요즘 세상에 우리가 그렇다고, 아니라고 확신해 차서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


이런 걱정은 단순히 기술의 발전으로 그 어떤 것도 가능해진다는 차원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불편을 감수하고, 정성을 들이는 힘을 쓸 마음의 여유가 있는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공연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여유가 필요한 것 같다. 그렇다면 여유는 언제까지나 보장이 되는 마음일까? 어쩌면 터미네이터의 공격과 우주인의 침공보다도 지켜 내기 힘든 마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매거진의 이전글 시골 병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