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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도 Dec 15. 2023

Day 36. 여행 마지막 날, 이제 다시 일상으로

이탈리아 36일 여행기

2022.10.11

Rome



베드로 성당 앞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많다

오늘은 한국에 돌아가는 날이다. 저녁 비행기여서 그전까지는 그냥 여유롭게 로마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바티칸 박물관을 가고 싶기는 했지만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설 자신이 없어 베드로 성당만 가기로 했다.


베드로 성당 내부

베드로 성당은 여전히 엄청났다. 두 번째 방문이고, 이번 여행에서 정말 많은 성당을 가보았는데도 다른 성당과는 달랐다. 아무래도 크기에서 압도하는 거 같다.



점심으로는 또 까르보나라를 먹었다. 어제 먹었던 식사가 아쉬워서 이번에는 정말 맛있는 파스타를 먹고 싶었다. 열심히 찾은 음식점에서는 직접 면을 만든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안타깝게도 평범했다. 음식을 먹고 나오면서 이제 1년 동안은 파스타를 안 먹어도 될 만큼 이번 여행 중에 많이 먹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최근 며칠 동안 많이 걸어서인지 아니면 마지막 날이라 긴장이 풀린 건지 무릎이 시리고 발이 너무 아팠다. 다시 보고 싶었던 곳을 가봐도 예상했던 만큼의 감동이 없어 굳이 무리해서 돌아다니지 않기로 했다. 대신 남은 

시간에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나보나 광장에 멍하니 앉아서 사람들 구경을 했다.


공항으로 가야 할 시간이 되어 짐을 정리하고 버스를 타러 갔다. 지나가는 버스 중에 뗴르미니역까지 가는 건 많았는데, 문제는 버스 안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 도저히 탈 수가 없었다. 그렇게 몇 대를 보내고 그나마 여유가 있어 보이는 버스가 와 간신히 끼여 탔다.


이후로는 뭐 뻔하다. 도착해서 공항 구경 좀 하다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여행이 끝났다.



오랜만에 여행을 가서 그런지 하고 싶은 것도 가보고 싶은 곳도 많았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돌아다녔고, 여행이 끝날 때 즈음에는 이젠 한국으로 돌아가도 괜찮겠다 싶었다.


여행을 갔다 오면 일상을 잘 살아보고 싶다는 다짐이 든다. 새로운 일을 시도해 보고 싶은 간질간질한 마음과 기대가 가득하다. 이 결심을 오랫동안 가지고 가고 싶다.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여행 중에 본 면접 결과가 나왔다. 결과 통보가 계속 지연되어 여행을 하는 중간중간에 마음을 졸였는데 결국 불합격이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여행을 끝내고 집에 가는 버스를 타자마자 연락을 받다니. ‘아, 다시 현실로 돌아왔구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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