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도 Jan 14. 2024

자전거타고 우키하 소풍

일본 소도시 여행

지쿠고요시이역

우키하 여행을 위해 지쿠고요시이역에서 내렸다. 지쿠고요시이역은 히타역보다 작았다.


점심은 마파두부 전문 식당, Mapo Tofu Maboya에서 먹었다. 평소에 즐겨 먹는 음식은 아니지만 사람들의 평이 좋아 궁금해 가보았다. 점심시간이 약간 지난 시간이었는데도 2팀이나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나는 혼자여서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너무 너무 맛있었던 마파두부


음식은 정말 맛있었다. 지금까지 내가 먹은 건 마파두부가 아니었나 보다.


우키하를 검색하면 주요 키워드로 ‘흰 벽 거리’, ‘토토로 빵’, ‘이나리 신사’가 나온다. 빵집과 우키하 신사는 내일 가기로 해서 흰 벽 거리를 가보았다. 우키하를 간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는 곳이기에 뭐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할 일도 없고 해서 서점에 들어가 일본어로 쓰인,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는 책들을 보다가 주변 산책을 했다. 다행히 날씨가 좋았다.


우키하 산책


점심을 늦게 먹었더니 그다지 배가 고프지 않아 저녁으로 간단하게 치킨을 몇 조각 포장했다. 치킨 집 아저씨는 끊임없이 말을 하시는 분이었다. 일본어로도 한국어로도 영어로도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우리는 시답지 않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럼에도 그 시간이 즐거웠다. 계산을 하고 나가려는 나에게 포토 카드 같은 걸 주셨다. 숙소에서 나중에 보니 어떤 아저씨 사진과 판다 그림이 있었다.


어떤 아저씨와 판다 포토 카드


우키하에서 두 번째 날, 자전거를 타고 소풍 가는 날이다. 소풍에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바로 음식!

토토로 빵으로 유명한 Bread Mocca는 오픈 시간을 조금 넘겼는데도 작은 공간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토토로 빵 외에도 귀여운 빵들이 몇 개 있어 같이 구매했다. 토토로 빵에는 의외로 슈크림이 들어있었다. 왠지 팥이 들어있을 거 같았는데.


귀여운 빵


다음으로는 오니기리를 샀다. 가게 규모는 작았지만 오니기리는 10종류가 넘게 있었다. 그중 가장 일본스러울 거 같은 매실이 들어간 오니기리 하나와 구운 치즈 오니기를 하나 샀다.


자전거 소풍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준비물인 자전거는 관광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빌렸다. 빌릴 수 있는 전기자전거가 많이 않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고 가면 좋다. 비용은 하루 동안 1,000엔인데 우키하 내에 있는 상점에서 구매를 하면 500엔을 돌려준다. 전기 자전거를 처음 타봐서 걱정이 되었지만 직원분이 도와주셔서 몇 번 연습을 해볼 수 있었다. 종종 자전거 사고가 있다고 해서 조심히 타야겠다 했다.


소풍의 첫 번째 목적지는 이나리 신사. 자전거를 타고 30분 정도가 걸렸다. 마지막에 오르막길이 있었는데 아무리 전기 자전거라고 해도 오르막길에서는 내가 페달을 돌려야 해서 마냥 쉽지 많은 않았다.


이나리 신사는 언덕 위에 있는 작은 신사인데,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신사 입구까지 늘어서 있는 주황색 기둥 때문이다. 주황색 기둥은 멀리서도 눈에 띄어 굳이 지도를 보고 갈 필요도 없었다.


이나리 신사

계단을 오르며 기둥을 하나씩 지나치는데 마지막 기둥을 지나면 마치 새로운 세계로 넘어갈 거 같았다.


점심 도시락은 이나리 신사 근처에 있는 벚꽃 나무 거리에서 먹었다. 5월이다 보니 벚꽃은커녕 사람 한 명 없고, 사람들이 뜸해진 탓에 잔디밭의 잡초들은 자라고 자라 풀밭을 이루고 있었다.


소풍에서 가장 중요한 밥 먹는 시간!


자전거를 반납하고 저녁으로 오키나와식 소바를 먹으니 해가 지는 시간이 되었다. 괜히 숙소에 들어가기 아쉬워 흰 벽 거리를 어슬렁 돌아다니다 Minou books 위에 있는 카페에 가보았다. 수줍은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멋진 공간이었다. 



공간 한 쪽에 큰 스피커가 있고 그 앞에 초들이 어두운 공간을 밝히고 있는데 음악 소리에 맞추어 초가 어두웠다 밝아졌다를 반복했다. 어떤 분이 표현하신 것처럼 마치 초가 춤을 추고 있는 거 같았다. 하루를 마무리 하기에 좋은 공간이었다.



Mapo Tofu Maboya

마파두부를 좋아한다면 좋아하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다면 제대로 된 마파두부를 먹어보기 위해 모두가 꼭 가봐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가끔 그리운 맛이다.


Minou books 

‘이런 곳에 웬 서점…?’이라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일본어를 읽지 못해 볼 수 있는 책은 없었지만 좋은 분위기의 공간이다.


からあげ・ホルモン 稲田屋

여러 종류의 닭튀김을 살 수 있다. 포장만 가능해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데 주위 동네 분들이 끊임없이 저녁 반찬거리를 사기 위해 왔었다.


Bread Mocca

아마 우키하에서 가장 유명한 상점이 아닐까. 토토로 빵으로 유명한 빵집이다. 오픈 시간에 맞추어가도 사람들이 많았다.


Comeco

오니기리를 살 수 있는 작은 가게.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귀여운 메뉴판


이나리 신사

나는 전기 자전거를 빌려 쉽게 갔지만 역에서 접근성이 좋지는 않다. 그럼에도 일렬로 서있는 주황색 기둥과 위에서 보는 멋진 경치가 방문할 이유를 충분히 만들어준다.


Nagarekawa Cherry blossom trees

내가 방문한 시기에는 벚꽃이 없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나무 길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마치 일본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거 같은 기분이었다.


Nijino Mino no Sato

우키하에서 생산되는 먹거리를 살 수 있는 큰 로컬 마켓이다. 우키하가 과일로 유명하다고 하니 신선한 과일을 사보는 것도 좋을 듯!


Yoshiihyakunen Park

언덕 위에 있는 공원이다. 관리가 안 된지 한참 되어 보여 추천은 하지 않는다.


まーさん食堂

오키나와식 소바를 먹을 수 있다. 면과 국믈은 좋았는데 소연골 소바에 나온 고기가 너무 달아 다 먹지 못 했다.


叙情詩

Minou books 위층에 있는 카페이다. Minou books처럼 ‘이런 곳에 이런 카페가…?’하는 생각이 들 만큼 멋진 공간이다. 해가 지고 나서 촛불이 켜질 무렵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작가의 이전글 모두가 돌아간 히타에서 하룻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