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워킹홀리데이
집을 구했다고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다. 캐나다까지 온 목적이 단순히 홀리데이가 아닌 “워킹”홀리데이였기 때문이다. 거기다 예상보다 월세가 비싼 방을 구해 예산을 넘지 않으려면 돈을 벌어야 했다.
원래는 캐나다에서 사무직 일을 해보고 싶었다. 모두가 어렵다 했지만 나름 경력도 몇 년 있었고 기왕 여기까지 온 만큼 시도해 보고 싶었다. 초반에는 막막했지만 막상 밴쿠버에서 여러 모임들을 나가보며 알아보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소수이지만 몇몇은 한국에서 하던 직무의 일을 캐나다 회사에서 이어서 하기도 했다.
캐나다 회사는 지원부터 채용까지 보통 1달에서 3달로 채용 리드 타임이 매우 긴 편이다. 그 시간 동안 취업 준비만 하기에는 캐나다에서의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서버 파트타임 일을 구해보기로 했다. 캐나다 회사 지원기는 다른 글에서 다뤄보기로 하겠다.
일단 서버 이력서를 써봤다. 지금까지 회사에서 일해 본 경력밖에 없다 보니 나의 서버 이력서는 볼품없었다. 심지어 첫 취직을 하려고 썼던 이력서보다 별로였다. 그동안 아르바이트 하나 하지 않은 걸 몇 년이 지나 캐나다에 와서 후회하게 될 줄을 누가 알았을까. 지금까지의 내가 했던 일들을 자세히 돌이켜보며 돈을 벌지는 않았더라도 괜찮은 경험이라면 이력서에 추가했다. 특히 틈틈이 했던 봉사 활동이 좋은 소재가 되어 주었다.
밴쿠버에서는 서비스직 일자리를 구하고 싶으면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직접 가게를 돌면서 이력서를 전달해 주면 된다. 어떤 사람은 온라인으로는 지원서가 너무 많이 들어오니 오프라인 지원이 승률이 높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코로나 이후로는 온라인을 선호하는 곳이 많아졌다는 얘기를 했다.
어떤 게 정답인지 모르니 일단 온라인으로 지원해 보기로 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indeed에 들어가 새로 올라온 채용 공고를 확인하고 괜찮아 보이면 지원했다. 아마 몇 십 곳은 지원했을거다. 그런데도 답장 하나 오지 않았다.
오프라인 지원만큼은 하고 싶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었다. WorkBC에서 이력서를 10장 뽑고, 집 근처에 괜찮아 보이는 가게를 찾았다.
손님이 너무 많지 않은 애매한 시간인 11시에 첫 번째 가게로 향했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Hi, how are you? I am looking for a part time job. Are you hiring now?” 어렵지도 않은 이 문장을 계속 중얼거렸다. 가게에 도착해서 크게 심호흡을 하고 문을 열어보았다. 닫혀있었다. 구글 지도에 따르면 분명히 열려있어야 하는 시간이었는데 말이다.
다행히 그 다음 가게는 열려있었는데 서버를 뽑지 않는다고 했다. 그 다음 가게도 이력서를 받아주지 않았다. 그렇게 그날 총 5곳의 가게를 갔었고 3곳은 닫혀있었고 2곳은 이력서를 받아주지 않았다. 프리터 한 이력서 10장을 그대로 가지고 왔다.
나름 용기를 내서 시도했는데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는 사실에 슬펐다. 서버 파트타임 일자리 하나 구하지 못할 거면서 무슨 용기로 여기까지 왔는지 싶었다. 그래도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일단 집을 계약했기 때문에 계약 기간 동안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밴쿠버에 있어야 했다. 일을 못 구하면 그냥 돈만 쓰고 돌아가는 거였다.
허탕을 치고 돌아와 물 한 잔을 마시고 다시 indeed에 들어갔다. 메시지가 하나 와있었다. 면접을 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