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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라 Feb 04. 2022

반지성주의 시대

디지털 문해력 | 반지성주의 | 디지털 철학


한국 성인의 문해력 OECD 국가 중 하위 8% 수준
청소년 디지털 문해력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


한국 성인의 문해력은 OECD 국가 중 하위 8% 수준이라고 한다. (전체 24개국 중 22등, 관련 기사)

물론 연령대에 따라 문해력 수준이 크게 다른데, 청소년의 경우 더욱 심하며 디지털 문해력 역시 OECD 중 최하위 수준이다. (관련 기사)

우리나라는 분명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강국인데 굉장히 아이러니한 결과이다.



더 큰 문제는, 위 결과들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유튜브나 블로그를 보면 '3줄 요약', '1분 요약' 등 요약에 대한 콘텐츠가 넘쳐난다.

그만큼 요즘 시대는 읽기 편하고 쉽게 정리된 것들을 선호한다.

고민이 필요한 것들보다는 단지 따라 하면 되는 것을 선호하며, 무엇보다 애초에 고민하거나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때문에 나는 요즘 시대를 반지성주의 시대라고 생각한다.


디지털 세계에는 정보가 너무 많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검색해서 얻은 내용을 답으로 제시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들은 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도 못하고, 현재 우리의 상황에 잘 맞는지에 대한 고민도 없이 검색 결과를 읊는다. 게 중 조금 더 나은 사람들은 그 검색 결과를 자기 생각인양 예쁘게 정리해서 읊는다.

어쨌든 둘 다 고민이 없이 제시한 답이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다음번에 비슷한 상황이 되면 또 똑같이 검색 결과만 읊을 뿐이다.


고민이 있어야 이후에 학습이 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학습 효과가 전혀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아는 것이 있어야 고민도 생기는데, 너무 쉽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요즘 시대에는 배워서 알기보다는 검색해서 찾으려고만 한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배우지 않는 것과 고민하지 않는 것도 결국에는 습관이 된다.

이런 사람들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아카이빙만 한다.


즉, 문해력이 떨어지는 것 자체도 문제이지만, 문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새로운 것들을 배우기 어려워한다.

결국 이들은 배움 자체에 흥미를 잃거나 배움 자체를 무의미하게 여기기 쉽다.

이들은 복잡한 일은 최대한 미루려고 하고, 실체적 문제나 해결 방법에 대해서 궁금해하지 않는다.

만약 궁금해한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학습하여 답을 찾지는 않는다.

이러한 경향들이 요즘 시대가 반지성주의 시대임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불필요한 지성, 지식, 이론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것들로 인해 불필요한 시스템과 규칙, 페이퍼 등이 생기고 시간 낭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필요한 시스템과 규칙, 페이퍼를 통제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지성, 지식, 이론이다.

기존의 지성, 지식, 이론이 있어야 새로운 관점에서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고,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몇 해 전부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인문, 과학, 예술 그 어떤 분야라도 좋으니, 하루에 하나씩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배움의 방식은 자유롭게 하고 있다.

책을 읽거나, 칼럼을 읽거나, 브런치를 읽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이 글은 지극히 주관적인 시점으로 바라본 요즘 시대에 대한 글이다.

반지성주의가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누군가 반지성주의자가 되려거든 지성과 지식과 이론이 있는 반지성주의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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