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 아나토미
요즘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은 미드 '그레이 아나토미'를 보는 것이다.
매회마다 뻘건 피를 봐야 하지만 의사들의 야망을 다룬 드라마가 아니라 좋다.
병원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세상일의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듯하다.
기분이 엉망이고 속상하면 그레이 아나토미 속의 생로병사들이 나에게 위로의 말을 한다.
훌륭한 심리 상담사다.
어제도 그랬다.
어디 가서 위축된 내 자존감을 찾아오나 싶었다.
내가 종일 드라마를 보는데 드라마가 종일 나를 보고 있었다는 듯 또 답을 준다.
-뭐라도 좋은 일이 생기고 말 거야- 그레이가 말했다.
그래. 그럴 거야.